농협 주유소 큰 폭 증가, 연내 300곳 전망
불법 적발 업소 디브랜딩·가격 쫓아 전환 늘어

▲ <한국주유소협회에서 집계한 자가폴주유소 수와 전체 주유소 수(2010.5~2011.5)>                                         (단위:개)

자가 상표 주유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정유사와 개별적으로 거래하던 농협 산하 주유소들이 농협중앙회 석유 유통 브랜드인 ‘NH-OIL’로 상표를 바꿔 달면서 자가 상표 주유소로 집계된 영향이 크지만 정유사들의 과감한 디브랜딩(De-Branding), 가격 경쟁력을 선호하는 주유소들의 정유사 이탈 등도 한 몫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5월 자가 상표 주유소는 479곳에 그쳤는데 올해 5월에는 745곳으로 55.5%가 늘었다.

전국 영업 주유소 중 5.8% 수준까지 치솟은 것.

같은 기간 영업 주유소 수가 극히 제한적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할 때 자가 상표 주유소의 증가는 비약적이다.

실제로 지난 해 5월 기준 영업 주유소는 1만2927곳을 기록했고 올해 5월에는 1만2933곳으로 6곳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 주유소 수는 확연한 정체세를 보이는 반면 자가상표 주유소가 크게 증가한 것은 그만큼 정유사 상표 주유소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이 기간 동안 계열 주유소가 4629곳에서 4466곳으로 163곳이 감소했다.

GS칼텍스는 3518곳에서 3401로 117개가 줄었고 현대오일뱅크는 2434곳에서 2408곳으로 26곳이 감소했다.

브랜드폴 주유소 가운데 S-OIL만 유일하게 1867곳에서 1913곳으로 46개 증가했다.

◆ 정유사 상표 포기도 늘어

자가 상표 주유소의 수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는 배경은 농협중앙회의 발 빠른 사업 확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2009년 석유 유통 브랜드인 ‘NH-OIL’을 런칭하고 정유사들과 개별적으로 거래하던 지역 농협 주유소들을 흡수 중인데 지난해 6월 말 기준 약 110여 곳이던 NH-OIL주유소는 지난달 말 약 250여 곳으로 늘어났고 올 연말에는 300여 곳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SK에너지 계열 석유대리점인 SK네트웍스를 제외하면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대리점으로 정유사 상표를 배제하고 자체 유통 브랜드를 런칭했지만 주유소협회는 아직 자가상표 브랜드에 포함시키고 있다.

결국 지난 1년 사이 증가한 자가 상표 주유소 중 절반 이상이 정유사 상표에서 벗어나 NH-OIL로 말을 갈아탄 주유소인 셈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942원을 기록했고 일반 자가상표 주유소들은 36원 정도 낮은 1906원에 판매했지만 농협 계열 주유소들은 이보다도 8원 정도 더 저렴한 가격대에 공급했다.

국내 전 정유사는 물론 자회사로 석유수입사인 남해화학과도 거래하는 농협중앙회의 바잉파워를 감안할 때 정유사와 거래하는 지역농협 주유소들의 이탈이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외에도 정유사들이 유사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계열 주유소와 거래를 중단하는 것도 자가 상표 주유소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S-OIL을 제외한 전 정유사들의 계열 주유소 수가 1년 사이 상당폭 감소한 배경은 유사석유를 취급하거나 불법 유통 행위로 적발된 주유소들을 과감하게 디브랜딩 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계열 주유소의 수를 늘리는 것 보다 정유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해 불법 행위로 적발되는 주유소는 거래 관계를 끊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로부터 거래가 중단된 주유소들은 자연스럽게 자가상표로 전환될 수 밖에 없어 숫적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고유가로 소비자들이 기름가격에 민감해 지면서 정유사 브랜드를 떼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가상표로 전환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정유사 디브랜딩과 기존 주유소의 NH-OIL 전환요인도 있지만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는 유류 가격과 정유사에서 진행하는 서비스 제공에 따른 부담 때문에 자가폴로 전환하는 사업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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