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철 대한석유협회 상무
환경부의 자동차용 연료 환경품질 등급공개에서 국내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경유는 2006년 하반기 이후 국제 최고 기준인 별 5개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이 뛰어난 경유 품질을 기반으로 최근 경유차 환경성도 크게 개선되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2.0L급 승용차의 연비, CO2배출량, 연간 소요연료비 등에서 경유 차량이 휘발유차량과 LPG차량 대비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유차가 수송부문의 기후변화대책 수립에 있어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경유차 보급이 가장 활성화된 곳은 CO2 감축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이다. 유럽에서는 신차등록대수 중 디젤승용차 비율이 최근 수년간 지속 증가했으며 벨기에, 프랑스는 디젤차 비율이 70%에 달한다. 일본에서도 범정부 차원에서 클린디젤을 수송부문 CO2 감축의 주요 대책으로 채택·추진중이다. 미국도 현재 15종의 클린디젤차가 보급되고 있으며, 대당 최대 1,800불까지 세금 감면이 시행된 바 있다.

경유차의 이러한 국내외 변모를 바탕으로 2009년 5월 클린디젤차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에 포함되었으며, 환경부는 지난 8월 경유차에 부과해오던 환경개선부담금을 Euro5 차량부터 전면 폐지했다. 클린디젤차의 친환경성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형차의 경우도 Euro3에서 Euro5로 오면서 클린디젤버스는 환경성면에서 대폭 개선되었다. 이미 2003년 뉴욕시, 캐나다 환경부, 미캘리포니아 등의 실험결과를 토대로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클린디젤버스와 CNG버스 환경성을 비교할 때, 미세먼지(PM) 배출은 비슷하고 녹스(NOx)를 제외한 모든 오염물질이 CNG버스 대비 클린디젤버스가 우수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해 10월 국내에서는 유로5 환경기준(경유-CNG 동일) 충족 클린디젤버스가 출시되었다. 하지만, 국내의 여러 정책들은 여전히 경유자동차의 변모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 하다.

최근 서울시는 올해부터 서울등록 통근, 통학용 관광버스를 시작으로 모든 관광버스를 2014년까지 CNG버스로 교체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CNG버스 구입 보조금 지급, 조기 교체시 특별보조금 지원, 연식에 따른 저리 융자금 지원 등의 보급촉진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 한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클린디젤차를 하이브리드차와 함께 가장 현실적인 그린카로 꼽고 있다. 과거 디젤차는 NOx와 PM 등의 과다 배출로 환경에 유해한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으나, 연료 품질 향상과 엔진 개발 등으로 환골탈태했다는 것이다.

국회에서 지난 3월16일 개최된 ‘그린카시대, 클린디젤차 보급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배충식 KAIST교수는 환경성, 경제성, 기술성 및 에너지 안보 등을 함께 고려할 때 클린디젤차 개발사업이 가장 타당하고 의미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제는 클린디젤차와 CNG 차에 대한 환경성 및 경제성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검토한 후, CNG차에 대한 각종 지원 대책을 재검토해야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아울러 향후 자동차 및 에너지세제개편 시 클린디젤에 대한 세제상 인센티브제 도입도 필요하다.

최근 한 에너지전문지에 서울시의 전량 CNG 버스 전환을 소개하면서 '경유 역사속으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게재되었는 데, 경유는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역사의 주인공으로 재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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