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수차례에 걸쳐 보도했던 서울 노원구 지역난방비 논란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결국 사람이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노원구 중계동 한 아파트에서 12일 통장으로 일하는 이모 씨가 목매 숨진 것.

경찰에 따르면 이 씨가 숨진 방 안에서는 “세상 사람들이 안 알아준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두달 전부터 지역 통장을 맡았던 이 씨는 최근 강추위에 지역난방을 세게 해달라고 아파트 측에 건의했다가 주민들로부터 "난방비가 많이 나왔다"며, 책임지라는 항의에 시달려왔다고 한다.

이 지역 아파트는 2년전 SH공사가 공급하는 지역난방으로 전환한 뒤 난방비가 치솟았다.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 이 씨는 통장으로서 누군가는 요구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결국 싸늘한 시신이 돼 버렸다.

이후 17일 이 구역 지역난방 사업자인 SH공사는 지역난방비를 2014년까지 11% 내린다고 발표했다.

또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20년 이상 된 임대아파트의 창틀을 교체할 예정이란다.

허탈하다. 며칠만 빨랐다면….

계속 논란이 됐던 문제인데, 이렇게 사람이 죽고 나서야 대책이 나오는 모습이 씁쓸하기만 하다.

유례없는 한파 끝에 결국 죽음까지 부른 지역난방비, 그리고 뒤 늦은 대책.

임대아파트 4만9천가구는 이번달부터, 민간분양 아파트 8만6천가구는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난방비를 낮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제부터 날씨는 따뜻해지겠지만 유난히 춥고 씁쓸한 올겨울을 관련자들은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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