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주유소가 묘하다’는 발언에 이어 지난 10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직접 정유사 원가를 계산하겠다고 나섰다.

우리나라 정유산업이 자연과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고, 일반 제조업과 비교해 현재 정유사들의 영업이익 3%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천정부지로 상승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 각 부처가 나서는 상황에서 장관이 유가 안정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니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최 장관의 발언은 정유사들이 과도하게 폭리를 취하고 있고 석유가격이 비대칭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으로 오해받을 여지가 크다.

정부는 지난달 18일 석유가격 테스크포스를 발족하고 이 같은 문제들을 이미 논의 중이다.

정부, 업계, 전문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테스크포스는 두 팀으로 나눠 석유가격 결정구조와 가격비대칭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 장관의 이번 발언이 새로울 게 없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 정유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 그에 상응하는 비난을 받으면 된다.

그간 여러 전문가들이 수 차례에 걸쳐 주목했던 석유 가격 비대칭성 역시 면밀히 재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으면 된다.

하지만 아직 어떠한 구체적 정황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부처의 수장이 직접 나서 원가 계산에 나서겠다고 발언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연구진들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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