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사업 비중을 넓혀 LPG 수출입업에 진출하고 고급휘발유와 항공유를 생산, 수출하겠다고 선언한 삼성토탈의 정제업 등록 여부가 논란을 빚고 있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이후 16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석유제품 생산설비와 LPG탱크를 건설 완료했고 최근에는 항공유 3만톤을 싱가포르에 수출했다.

조만간 고급휘발유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제업 등록 요건을 규정한 석유및석유대체연료사업법에 근거하면 삼성토탈은 당연히 정제업 등록을 해야 한다.

사실 정제업에 등록한다고 삼성토탈이 감당할 수 없는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

석유사업법에 따르면 정제업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석유 생산 계획량의 45일분에 해당되는 저장시설과 비축 의무가 부과된다.

하지만 삼성토탈의 주장처럼 생산 석유제품 전량을 수출하겠다면 비축의무는 떠안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저장시설은 의무 확보해야 하는데 정제사업자들에게 저장시설 확보 의무를 부여한 배경이 국가 에너지 수급 안보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산업과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토탈의 지명도를 고려할 때 기꺼이 감내할만한 수준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삼성토탈은 석유사업법상 명확하게 석유제품으로 규정된 항공유와 고급휘발유를 생산하면서도 방향족 생산 공장에서 부산물로 추출되고 전량 수출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정제업 등록 의무를 회피하려 하고 있다.

삼성토탈은 최근 LPG 내수 판매사업에 진출하면서 LPG 수출입업에 대해서는 이미 등록 절차를 마쳤다.

그런데도 굳이 정제업 등록을 회피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부산물로 생산된다는 이유로 정제사업자들이 부담하는 공적 의무는 거부하면서 사실상 석유제품을 생산하며 정제업자의 지위에 무임승차하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삼성토탈의 정제업 등록 회피 논란을 놓고 삼성토탈의 석유제품 생산을 경계하고 있는 정제업자들의 텃새나 몽니로 몰아 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3%의 관세율이 부과되는 원유를 도입해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삼성토탈은 무관세인 NGL을 원료로 고급휘발유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은 태생적으로 원료 자체의 근본적인 경쟁력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정제산업의 위기의식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더구나 저장시설이나 비축 등 공적인 의무를 동일하게 부과받는 것이 경쟁의 형평성측면에서도 바람직 하다.

삼성토탈이 LPG 유통산업에 진출하고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분명 국가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뉴스다.

과점 체제인 LPG와 정제 산업의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을 만 하다.

다만 굴지의 에너지 및 석유화학 기업에 걸맞지 않게 모든 에너지기업들이 떠안는 공적인 의무를 회피하려 하는 것은 덩치에 걸맞지 않는 소아적인 발상일 뿐이다.

떳떳하게 공적인 의무를 반기면서 한편으로는 과점체제의 에너지 산업에 경쟁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모습을 소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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