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와 발맞춰 보일러 시장에도 고효율기기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내수 시장의 포화로 경영환경 악화를 겪고 있는 보일러 업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인데 고질적인 출혈경쟁으로 기회가 오히려 위기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보일러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목받고 있는 콘덴싱보일러가 생산 원가 이하인 일반 보일러가격 수준에서 유통되고 있다.

잘 알려진 것 처럼 콘덴싱 보일러는 고효율 보일러로 인정받았고 다가구 주택이나 아파트 등에서 고효율 보일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기 때문에 시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효율이나 난방, 온수능력, 제품수명 등이 우수한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그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왔던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보일러 업계 스스로가 모처럼 찾아온 훈풍의 기회를 망치고 있다.

최근 모 보일러 제조업체의 기자간담회에서 보일러 업계의 고질적인 출혈경쟁이 화제가 됐던 기억이 있다.

한 관계자는 “담배갑 만한 핸드폰 가격이 50만원대에 달해도 한 해에 한 두 번씩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정도인데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보일러 가격이 핸드폰 가격의 반도 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출혈 경쟁 상황에서는 보일러 제품의 질이 떨어지고 소비자 안전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벌어지는 대형할인마트간 가격경쟁은 타산지석이 될 수 도 있겠다.

할인마트간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서 값싼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당장은 좋겠지만 마트에 납품하는 협력회사들의 수익이 악화되고 결국 제품의 품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보면 품질과 안전을 향상시키고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적정한 가격을 요구하는 것이 결국은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길이다.

보일러 업계가 마케팅 기법중 가장 손쉬운 가격경쟁으로 모 처럼 찾아온 콘덴싱 열풍이 희석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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