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중심 경영ㆍ협력적 신뢰구축 강화할 것'

▲ 조영일 S-OIL 부사장(국내영업본부장)
정제산업 사이클상 올 하반기 호황기 전망돼

오랜 기간 S-OIL에서 자금과 재무 분야에 몸담아 왔던 탓인지 지난 해 6월 국내영업본부장을 맡게 된 조영일 부사장은 영업 현장에서의 균형과 페어를 유독 강조했다.

전형적인 영업 전문가들은 자칫 점유율이나 판매량 등의 수치에 지나치게 매몰될 수 있는데 조영일 부사장은 S-OIL의 현 상황을 진단해 약점은 약점대로 인정하고 회사와 거래 고객, 소비자간 균형점을 찾아 페어하게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유산업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위기의식도 털어 놓았다.

2008년에 비해 지난 해의 내수시장 여건이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마케팅비용이나 인건비 같은 고정비를 모두 회수하기가 여전히 어려운 시장 구조이고 수출 여건은 국제 정제마진이 위축되면서 지난 해 3, 4 분기에는 정유 부문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 주유소와 소통 기회를 늘리고 고객들과 친밀도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노력으로 내수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S-OIL을 비롯해 국내 전 정유사의 사업 구조중 석유사업부문이 타 사업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 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 때문이며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없겠는지.

- 정유사의 석유사업부분 수익규모는 주로 정제마진에 의해 결정된다.

정제마진이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수입가격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정제마진 결정의 두가지 요소인 석유제품 판매가격과 원유 수입가격 모두 국제가격에 의해 결정되는데 최근 세계경기 침체로 경질유 수요가 감소하고 석유제품 가격이 약세상황을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원유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정제마진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삼성의 LED TV, 애플의 아이폰 등과 같이 혁신적인 제품이 소비자의 잠재적 수요를 이끌어내고 기업의 주요 수익을 창출해내지만 석유제품은 특성상 이러한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

제품 차별화가 쉽지 않고 국제가격을 수동적으로 수용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산시설 고도화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와 고품질·친환경 제품 생산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S-OIL은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가동 초기부터 등·경유 수첨 탈황시설을 설치했고 1990년대에 이미 국내 최대 중질유 분해시설을 보유했다.

또한 고유황 중질유를 이용해 초 저유황 중질유를 생산하는 시설 처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최첨단시설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전 세계적인 정제시설 신·증설로 공급능력이 확대되고 있는 수요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석유정제업은 사이클이 있는 산업으로 조만간 호황기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시기는 경기가 회복되는 올해 하반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동안에는 운영 효율 증대, 경비절감 등의 노력을 통한 체질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표표시고시가 폐지됐고 수평거래는 허용됐으며 배타조건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등 다양한 석유유통환경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석유유통환경의 변화가 정유사에 시사하는 바가 큰데 S-OIL의 영업 또는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시는지.

- 지난 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도 석유유통환경이 급변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특히 정부가 석유 유통망 개선과 경쟁 활성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면서 앞으로의 내수시장 경쟁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유소의 입장에서도 예전보다 장기적인 생존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나 고정 고객 확보, 고객서비스 개선에 고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S-OIL은 이러한 주유소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우수주유소 벤치마킹 과정’을 마련해 우수사례를 직접 체험하면서 운영 노하우를 학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사이버 교육사이트를 개편해 주유소 운영에 필요한 법률 정보, 세무 정보 등 다양한 정보 제공과 주유소 운영인간 우수사례와 운영정보 공유, 주유소 운영 장비 교환이나 판매장터 정보, 주유소 직원의 구인·구직 정보 등 주유소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주유소간 커뮤니티를 지원하겠다.

이와 더불어 주유소에 가격 경쟁력 있는 판촉물을 소개하기 위해 판촉물업체와 주유소간 직거래 사이트인 ‘판촉물중개사이트’를 구축한 상태인데 이용자의 편의와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개선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CI의 도입, 공격적인 광고 처럼 브랜드 강화 정책에 주력해 계열 주유소에 대한 전반적인 고객 인지도와 친밀감 제고를 유도했다면 앞으로는 주유소의 장기적인 생존 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 제도 마련이나 주유소 수익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유외사업 개발 처럼 좀 더 직접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겠다.

▲마트주유소가 등장하면서 석유 소매 시장의 경쟁이 강화되고 있다. 기존의 석유사업자들이 경계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무엇이겠는지.

- 마트주유소가 확산될수록 가격 경쟁은 심화될 것이다.

석유 판매 가격은 개별 석유사업자의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가격처럼 경쟁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더구나 유류를 유인상품(loss leader)으로 이용하는 마트주유소와 가격 경쟁으로 맞붙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지나친 가격경쟁 심화는 서비스나 제품 품질 저하로 이어져 기존 고객마저 이탈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고 경쟁업체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고객맞춤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고정고객 확보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정유사 중심의 셀프 주유소가 확대 일로에 있다. S-OIL의 셀프 주유소 현황 및 향후 도입 계획과 석유 업계 전체의 셀프주유소 역할이나 비중은 향후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시는지?

-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이후 셀프주유소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배경은 경기침체와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민감도가 증가해 주유소들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풀서비스 주유소 운영의 어려움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 문제를 해결하고 인력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주유소에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와 관련해 S-OIL은 개업 예정인 셀프주유소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약 30여개의 셀프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향후 셀프주유소에 대한 고객 인식이나 수요 추이,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확대 도입을 검토하겠다.

다만 우리나라와 실정이 비슷한 일본의 경우 셀프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셀프주유소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것을 감안할 때 고유가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셀프 주유소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S-OIL이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주력할 사업 계획은 어떤 것들인지.

- 정유업계 후발 주자인 S-OIL의 입장에서 네트워크가 선발 정유사 대비 열세인 것은 사실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마케팅에서는 경쟁사의 경우 그룹 계열사와의 마케팅 시너지 효과 및 지원 면에서 일부 경쟁력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들 때문에 S-OIL의 마케팅 경쟁력이 뒤쳐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S-OIL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제휴처를 확보할 수 있고,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선택 방안이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가 처한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마케팅을 다양하게 시행한 결과 이제는 프로덕트(Product), 프라이스(Price), 플레이스(Place) 및 프로모션(Promotion) 모든 면에서 자랑할 만 하다.

특히 새로 변경된 CI와 광고 그리고 제품 품질면에서의 소비자 평가는 매우 탁월하다.

또한 고객중심경영의 강화를 위해 친환경 고품질 제품을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체계적인 인재육성 정책이나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통한 대고객 서비스 능력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자부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해에는 주유소와 대고객 지원업무를 영업지원부문으로 격상했고 고객중심경영 강화를 위해 고객가치제고, 고객서비스 강화, 협력적 신뢰관계 구축 같은 실천방안과 세부적인 수행방법을 마련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쇼핑몰인 옥션과 보너스 포인트 사용을 제휴하고 홈플러스 전자상품권을 주유소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것, ‘주유소습격사건 2’와 같은 영화 제작을 지원한 것과 같은 활동은 S-OIL 주유소에 대한 고객 인지도와 친밀감를 제고시켰고 그 결과 브랜드 TOM(Top of Mind)' 이 전년 대비 15 %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S-OIL은 앞으로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향후에는 선진국 우수사례 벤치마킹 등을 통해 주유소 및 고객과의 협력적 신뢰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보다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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