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국정감사에 임하는 태도를 놓고 국회의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지난 6일 열린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에서는 국회의원 신분에서 최근 신임 수장으로 신분이 바뀐 최경환 장관이 불과 얼마 전까지 동료였던 국회의원들의 호된 질책에 시달렸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들은 최경환 장관을 향해 가스산업 선진화 전면 재검토 주문, 녹색성장정책관련 예산집행의 비효율성, SSM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 경주방폐장의 안전성 문제 등 허술한 행정관리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쏟아 부었다.

최경환 장관의 원론적인 답변에 대해서는 ‘이번 국감만 어떻게 잘 모면하자는 소나기 피하기 식’의 태도라며 꾸짖었다.

국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해프닝도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한나라당 박순자(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을)의원은 국정감사 자료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경부 소속 모 사무관에게 자료를 요청하자 그 사무관이 "국회에서 국감한다면서 엿 먹으라고 자료 요구했는데 엿 먹어 드려야죠"라고 응수했다며 지경부의 국감 받는 태도를 비난했다.

이 외에도 일부 공무원들이 자료 제출을 꺼려하며 의원 보좌진한테 ‘보좌관 나부랭이가 뭘 알아’라는 막말까지 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공무원들이 국감을 준비하는 의원들에게 ‘엿먹어드리겠다’, ‘나부랭이’라는 막말을 한 것은 분명 잘못된 언행이지만 이와 같은 막말을 주저 없이 내뱉게 만든 데는 국회 탓도 적지 않아 보인다.

평소에는 행정부 업무에 별다른 관심을 쏟지 않다가 국감 시즌이 돌아오면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내놓으라고 몰아쳐서 공무원들을 달달 볶는데 행정부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더구나 국회의원들의 질의 만큼이나 피 수감 기관인 행정부의 성실한 답변도 중요한데 도대체 제대로 된 해명의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

그저 호통치고 일방적으로 몰아 부치고 입법부가 행정부의 상전인 양 거들먹거리는 행태에 공무원들도 짜증이 날 법 하다.

정책 국감보다는 정치 싸움의 장소로 변질되고 있고 논리보다는 권위를 앞세워 행정부를 압박하려는 모습에 국감무용론이 제기되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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