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기능형 밸브 보급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관련 업계와 정부 당국자가 차단기능형 밸브 보급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안전공사가 실시하고 있는 밸브 샘플 조사 1차 결과, 불량 밸브가 속속 발견되면서 4월말까지 보급된 차단 밸브 가운데 70%가 리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절반이 훌쩍 넘는 밸브를 수거해야할 판이다. 덕분에 제품에 대한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차단기능형 밸브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LPG 밸브 개방을 통한 고의 사고, 공급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 예방을 위해 고안된 것으로 LPG밸브를 개방하더라도 가스출구에 반드시 압력조정기를 부착해야만 가스가 공급되는 특징이다.

가스 사고의 주범인 LPG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이 제품의 미덕이다.

가스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만 있다면 무얼 더 바라랴?

그러나 지금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얻는 것에 비해 치뤄야 할 기회비용이 너무 커 보인다.

차단 밸브 보급을 위해 정부와 관련 업계가 투입한 시간이며 비용, 인적 투입 등 그동안 여기에 쏟아 부은 노력에 비해 결과가 너무 참담하기 때문이다.

팀 역량의 상당부분을 쏟아 붓고 있는 지식경제부 에너지 안전팀은 물론이고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로 마진 확대를 기대했다가 리콜이라는 날벼락을 맞은 밸브제조업계 등 모두 차단기능형 밸브얘기만 나오면 한 숨부터 짓는다.

불량 제품이 판치는 상황에서 가스사고 예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했다는 명분으로 미화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2006년 제조 의무화가 법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관련 업계의 실정 등을 감안한다는 이유로 보급은 두 차례나 연기된 사정이 있기 때문에 도입 초창기라고 넘길 문제도 아니다.

특히 차단기능형 밸브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프로판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차단기능형 밸브 덕분에 웃는 이들은 없고 온통 고민에 싸인 모습들만 보인다.

누구를 위해 추진된 사업인지 알쏭달쏭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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