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없는 석유 백마진 논란에 답답
실체없는 석유 백마진 논란에 답답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8.03.17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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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백마진 논란을 두고 한 자원경제 전문가는 ‘답답하다’고 말했다.

국회나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는 이른 바 ‘석유 백마진’에 대해 문제 제기 당사자에게 설명도 들어 봤고 뒤돌아서 곰곰이 생각해 봐도 그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인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백마진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허수이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이 ‘희망 공장도 기준 가격’을 발표해온데는 주요 생필품인 석유제품의 가격 변동성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취지가 가장 컸다.

일종의 가격 변동의 가이드 라인 성격이 큰 공장도 기준 가격은 하지만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의 이중 가격 구조를 주장하는 실체가 됐고 백마진 논란을 야기한 주범이 되고 말았다.

정유사가 발표하는 공장도 기준 가격 보다 주유소 사업자들은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받고 있는데 ‘할인 금액이 곧 백마진’으로 이해되며 정유사와 주유소간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정유사가 주유소의 폭리를 조장하고 있다는 부적절한 관계로 확산되고 있다.

◆통계에 의한 착시현상

백마진을 놓고 에너지경제 전문가들은 ‘통계에 의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점을 공통되게 지적한다.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가격과 환율을 기초로 ‘희망 공장도 기준 가격’을 설정하고 있는데 실제 석유 거래 과정에서는 그 희망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정유사들의 정제 능력은 공급 과잉으로 시장 경쟁 요인에 노출되어 있어 희망 기준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석유를 공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유사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희망 가격보다도 낮은 가격대에 주유소에 석유를 판매했으니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이 맞다.

백마진을 먹고 있다고 오해받고 있는 주유소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주유소 사업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유사들의 희망 공장도 기준 가격이 아니다.

자신들이 정유사로부터 실제 공급받는 가격이 중요하고 이를 기초로 소비자 판매가격을 설정하면 된다.

지난 해 하반기 이후 정유사들은 실제 석유 판매가격을 석유공사에 보고하고 있는데 이 데이터를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과 비교하면 매출액 기준 이익률이 6~8% 수준에 불과하다.

10%도 되지 않는 소매 마진율로 장사하는 업종이 대한민국에서 그리 흔하지 않다.

결국 허상의 정유사 희망 공장도 기준 가격이 발표되고 여기에서 주유소 공급가격이 할인되는 것 처럼 비춰지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백마진 또는 이중 가격 구조 논란을 불러 오고 있는 셈이다.

정유사의 희망 공장도 기준 가격을 둘러 싸고 말도 많고 시비가 끊이지 않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표가 중단되고 정유사들의 실제 석유 판매 가격에 근접한 자료들이 월 단위로 공개되고 있다.

그렇다고 정유사와 주유소간의 거래 방식이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예전처럼 정유사와 주유소는 국제 석유가격과 환율, 수출 여건, 내수 경쟁 환경 등 다양한 변수들이 감안된 시장 가격에 석유를 거래하고 있을 뿐이다.

주유소는 과거처럼 자신들이 공급받은 석유 가격에 주변의 경쟁 여건을 감안한 소비자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과거에도 또 지금도 존재 하지 않았던 석유유통의 백마진은 하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이나 국회 관계자의 머릿속에는 존재하고 있으니 석유사업자들은 생존의 고민 이외에 어떻게 이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것인가 숙제가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