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스산업 구조개편 방향을 전환할 조짐을 보이자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수위 보고에서 산자부는 천연가스 도입도매 분야를 기존 계획대로 세 개로 분할 매각하는 대신 직도입을 활성화해 경쟁을 확대하고, 가스공사를 민영화하는 대신 세계적 메이저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계획은 단순히 산자부의 견해인데다, 기획예산처 등 타 정부 부처와 의견이 배치되는 부분도 있어서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는 어렵다.

더구나 대표적인 시장론자로 평가되는 이명박 당선인의 새 정부가 탄생하고 대대적인 공기업 효율화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스공사가 거대 기업으로 육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산자부의 이번 계획은 실현여부를 떠나 구조개편 작업의 종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그 동안 정부는 직도입을 통해 천연가스산업에 경쟁을 도입할 계획이라는 주장을 줄기차게 펼쳐왔다.

그렇다고 분할매각이라는 카드를 완전히 버리고 구조개편 작업의 종식을 선언한 것도 아니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소모적인 구조개편 작업의 구체적인 종결 요구에도 꿈쩍 않던 정부였다.

그 과정에서 관련 기업들은 정부의 확실한 정책적 판단을 믿고 따르기 보다는 눈치껏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 왔다.

그런 산자부가 새 정부 출범이 목전에 이르러서야 구조개편 작업을 마무리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은 시장의 요구나 산업 발전적 측면에서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결단을 보여주기 보다는 시류를 쫓는다는 인상을 준다.

더구나 활성화하겠다고 나선 LNG 직도입사업은 GS의 실패사례를 간과한 듯하다.

집권세력이 갖는 철학에 의해 정책기조가 변경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반대로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변함없는 ‘진리’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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