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에 물건을 내다 팔아 먹고 사는 셈이다.

보유 자원도 빈약해 가공무역 의존도가 높다.

1차 원자재를 수입하고 이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수출하고 달러를 벌어 들이는 가공무역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간 에너지자원은 소비의 대상으로만 여겨져 왔는데 이제는 대표적인 가공무역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정유사들이 지난해 석유제품을 수출해 벌어 들인 돈은 24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수출 효자 상품인 반도체나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선박해양구조물에 이어 다섯 번째의 기여도를 기록하고 있는 품목이 바로 석유다.

석유는 3년 연속 5대 수출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석유를 전략적 가공무역상품으로 정의해도 손색이 없는 이유가 있다.

수입 원유의 내수 판로처를 확보하지 못해 스팟 성격의 밀어내기식 수출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획적으로 원유를 수입하고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으로 탈바꿈시켜서 수출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지난해 정유사들은 수입 원유의 약 60%만 내수 시장에 공급했고 나머지 40%는 가공 석유제품으로 외국에 내다 팔았다.

원유 수입액이 늘어 날수록 무역수지를 훼손한다는 것이 그간의 경제 이론이었다면 이제는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할 수록 무역 흑자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이 더 어울린다.

부가가치도 높다.

지난해 정유사들은 원유 1배럴을 평균 69.4불에 수입했는데 정작 수출 평균 단가는 82.2불로 그 사이에서 12.8불의 마진을 챙겼다.

석유가 수출 주력 품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비결은 국내 정유사들의 경쟁력에서 출발하고 있다.

미국의 석유주간지인 OGJ(Oil &Gas Journal)가 지난 2006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정유사들의 정제 능력을 발표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롭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2006년 당시(SK인천정유 합병 이전) 정제능력이 일산 81만7000배럴 규모로 단일 시설로는 세계 2위를 기록했다.

65만 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한 GS칼텍스와 52만배럴의 S-Oil, 39만배럴의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4위, 8위, 20위권을 기록하며 규모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우리 정유사들은 비산유국중에서 수출비중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석유무역(World Oil Trade) 2004년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량은 하루 75만 5000배럴로 전 세계 국가중 6위를 기록했는데 1위부터 5위의 국가들이 사우디, 러시아, 네덜란드, 싱가포르 등 주요 산유국과 중계무역국가들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비산유국 중 단연 석유수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쯤 되면 반도체의 삼성전자나 자동차의 현대자동차 처럼 정유사들도 수출분야에공로가 큰 기업으로 존경받아야 할 대상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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