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움직인다.

에너지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할 때 공급의 과잉은 낭비이자 출혈경쟁을 초래한다.

1차 공급사인 정유사가 불과 4개사인 과점시장인데 반해 소비자와 최종적으로 만나게 되는 2차 공급사인 주유소는 이미 1만2000여개가 넘어서며 과잉 출혈경쟁에 내몰려 있다.

공급의 과잉시장이 형성되었기에 정부는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인터넷과 네비게이션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공개하면 공급자인 주유소간의 경쟁을 유발해 고유가 시대에 소비자물가 안정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유소업계가 출혈경쟁에 따른 유사석유 만연 등 부작용을 이유로 연서명을 통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선택에 내몰려 어쩔 수 없이 가격공개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산자부의 의중이다.

최근 KB국민은행연구소는 주유/충전소가 안정적인 매출성장과 최상위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유망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혀 주유소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반 소비자는 물론 금융연구기관 등에까지 주유소가 폭리를 취하는 돈 벌기 좋은 장사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결과다.

주유소업계가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기름밥’을 버리지 못하고 주유소를 늘려가는 것은 결국 ‘공멸’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공급과잉이 가져온 출혈경쟁에 서로 신뢰하지 못하고 경쟁자 의식만이 강해져 회원사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는 협회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저널은 새로운 대체에너지로 각광받던 바이오에탄올이 공급과잉에 빠져 갤런당 5달러 수준이던 에탄올값이 최근 1.85달러까지 폭락하고 옥수수 등 원료가격은 급등해 갤런당 2.3달러였던 이윤폭이 25센트 이하로 떨어져 관련 기업들의 주가 또한 폭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적인 에너지 시장에서 최고의 적은 공급과잉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석유유통업계 또한 과잉공급의 자충수를 남의 탓에 앞서 반성하고 타개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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