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와 압력에 의해 변동될 수 있는 도시가스 판매량 규모를 통계적으로 산출한 보정계수와 접목시켜 정확성을 확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계보정계수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대두되고, KS규격이 만들어지면서 관련 문제는 또 다른 논란의 국면에 처하게 됐다.
KS규격이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면 제조사들은 제품을 쏟아낼 것이고, 정부가 온압보정계수를 적용한다고 해도 기업의 치밀한 영업전략에 따라 얼마든지 제품이 보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KS제품이라는 근사한 포장까지 더해지게 돼 온압보정기 보급의 확산속도는 아무도 쉽게 단정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보급된 제품들이 제대로 된 KS규정을 따랐는지 여부를 검증할 사후시스템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일단 규격만 만들면 기업이 스스로 잘 알아서 규정을 따를 것이라는 기대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온압보정기는 자동차나 전기밥솥처럼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리콜해 제조사가 책임지고 새것으로 교환해주면 그만인 소비재와는 다르다.
제조사와 별도로 그 제품을 통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또 다른 기업이 있고, 소비자는 서비스 공급자에게 서비스 대가를 지불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또 결국 피해는 도시가스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온압보정기는 단순한 ‘A/S’ 대상이 아니라 반드시 철저한 사전검증이 필요한 ‘무엇’이다.
김연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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