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의무화 못한 속사정
바이오디젤 의무화 못한 속사정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7.09.17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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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디젤 중장기 로드맵이 발표됐다.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경유에 혼합되는 바이오디젤을 2%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보급 목표를 5%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렇다고 강제적인 것은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보급 목표를 설정하고 시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로드맵이 강제력을 갖기 위해서는 석유사업법령에 규정된 경유의 품질 기준에서 바이오디젤의 혼합 비율을 의무화해야 하는데 산자부는 그 수단을 동원하지 않았다.

시장에는 바이오디젤의 확대 보급 목표와 일정을 소개하면서 정작 의무화를 주저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이유는 안정적인 수급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산자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산 바이오디젤의 77%는 수입 대두유로, 나머지 23%는 폐식용유로 채워지고 있다.

원료 수입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 상향 조정을 법으로 의무화해놓고 수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산자부 스스로도 식물 자원의 수급 안보에 대해 자신이 없는 셈이다.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가격 급등 위기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정부 입장에서는 아찔한 장면이다.

경유에 비해 바이오디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배경은 완전 면세 혜택 때문이다.

이런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원료 가격이 폭등해 바이오디젤을 혼합할 수록 경유 소비자 가격이 올라 가게 되면 소비자들의 저항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 수단으로 바이오디젤을 확대 보급하겠다는 것인가?

정유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그 수단이다.

현재 경유에 바이오디젤이 0.5%씩 혼합 공급될 수 있는 것은 지난해 3월 산자부와 정유업계가 맺은 자발적 보급 협약에 근거하고 있다.

당시 협약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0.5%의 혼합율을 유지하고 그 이후 의무화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산자부는 그 일정을 앞당겨 혼합 비율을 높였고 그 수단은 또 다시 정유사를 앞세운 자발적 협약이라는 방식을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이번 로드맵과 관련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바이오디젤 상용화 초기로 원료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급이나 가격 조절 기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법정 의무화보다는 정유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보급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이라는 것이 하나다.

한편에서는 석유대체연료 시장을 키우면서 정작 수급안보나 가격 리스크는 경쟁연료인 석유에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자발적 협약’이라는 표현에 대한 반감도 크다.

수급이나 가격에 대한 자신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확대 보급을 결정하고 ‘정유업계의 자발적 의사’라는 포장을 씌워 사인하기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고 있고 온실가스 감축에 당장 동원될 수 있는 몇 안되는 신재생에너지가 바이오디젤이라는 점에서 확대 지향적인 정부 정책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이번 로드맵을 주도한 정부가 정작 책임지는 자리에는 빠지고 민간기업들을 몰아 세우는 모습은 바이오연료의 확대보급이라는 대의 명분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