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위험물중에서 가스가 특히 위험한 것은 폭발성 때문이다.

수백여명의 사상자를 기록한 1995년의 대구 지하철 폭발사고나 서울 아연동 가스폭발 사고는 가스 사고의 위험성이 얼마나 큰 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가스는 자살 같은 고의 사고의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가스는 그만큼 손 쉽게 구할 수 있고 고의적이든 단순한 과실이든 사건과 사고의 개연성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현재 가스를 사용하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99%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난방이나 취사용은 물론 이제는 수송과 발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LPG자동차에 이어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버스가 도로위를 달리고 있고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LPG와 LNG가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는 ‘가스’라는 폭발 위험물을 늘 곁에 두고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스안전촉진대회가 갖는 의미는 크다.

이제는 ‘가스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한 제 14회 가스안전촉진대회가 22일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렸다.

가스안전촉진대회는 가스사고 예방에 노력한 기업체를 선발해 격려하고 가스 안전에 획기적인 제품이나 시스템을 장려하는 행사로 위험물인 가스를 더 이상 위험하지 않게 다루고 다스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가스 소비자들에게 가스 안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데도 이만한 이벤트가 없다.

올해 촉진대회에서 최고의 영예인 석탄산업훈장을 받은 예스코의 구자명회장은 도시가스 시설물 안전관리에 6 시그마 기법을 도입했고 모든 안전관리활동을 계수화한 안전지수를 운용하고 있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서울시의 경우 도시가스 배관망 정비를 목적으로 정밀탐사와 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도면정비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예스코나 서울시의 우수한 안전관리 사례들은 이번 촉진대회를 통해 전국 유관 기업이나 단체에 전파되고 그만큼 안전한 가스 사용이 보장되는 것이 분명하다.

한때 530여건까지 치솟았던 가스 사고가 지난해에는 112건까지 크게 줄어들었던 것도 결국은 가스안전을 독려하고 홍보하고 다양한 안전 기법들을 개발, 전파하는데 노력해온 결과다.

하지만 가스 안전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스사고는 2000년 140여건으로 줄어든 이후 감소 추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가스 사고를 예방하고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과 기술발전은 상당한 진척을 이뤘지만 사용자들의 안전의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112건의 가스사고중 사용자나 가스 공급자의 취급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가 절반에 가까운 55건인 점을 감안하면 틀리지 않은 표현이다.

하지만 한계 상황에 와 있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가스사고의 유형이 사용자나 공급자의 과실에서 기인했던 아니면 관련 기기의 불량에 원인이 있든 최종적인 목표는 ‘가스 사고 제로화’에 맞춰져야 한다.

‘한계상황’은 인간의 힘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죽음이나 출생 같은 극한적인 상황을 의미하는데 가스사고는 분명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고 획기적인 가스안전 시스템이나 장치들을 개발해 낸다면 더 줄여 나갈 수 있다는 면에서 극복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추진중인 가스기술기준 운용체계 개편작업이나 도시가스배관 매설지역에 대한 굴착공사 원콜시스템의 법제화, LPG용기에 RFID 테그를 부착하는 것들 모두 가스사고를 제로화하기 위한 이른바 ‘한계 상황 극복’의 수단들이다.

내년 열리는 가스안전촉진대회에서는 가스사고의 한계 상황을 극복한 더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소개되고 전파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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