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호들갑'에 그쳐서는 안돼
유류세 인하 '호들갑'에 그쳐서는 안돼
  • 김신 편집국장
  • 승인 2007.05.2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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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생기 석유협회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생계형 화물차 운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경유의 세금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에너지세제개편의 일정으로 오는 7월 또 다시 리터당 60원 이상의 세금이 예고되어 있는 상황이어 김생기 회장의 지적은 설득력을 갖기에 충분했다.

석유사업자들의 이익대변단체 수장인 김생기 회장에게 경유를 비롯한 유류세 인하의 해법을 묻자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대선을 앞두고 있어 여러 정당들이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는 지적이었는데 실제로 상당수의 정당에서 유류세 인하를 당론으로 채택하거나 공식 언급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등유와 프로판 관련 세율 인하를 당론으로 공식 채택했고 한나라당에서는 최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휘발유를 포함한 석유제품의 세금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회 차원의 접근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요 일간 언론에서도 유류세의 문제점을 잇따라 지적하고 있다.

▲한국, 미국보다 유류세 7배 더 부담 ▲기름값 절반 이상이 세금 ▲한국 휘발유 비싼 이유는 역시 등등의 기사에서는 우리나라의 유류세 비중이 기형적으로 높다는 지적 일색이다.

사실 우리나라 정부가 유류세금을 OECD 선진국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높게 책정하는 이유는 에너지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입장에서 유류세까지 낮춘다면 과소비를 불러 올 수 있어 설득력을 갖기에 충분하다.

다만 그 적정 수준과 시점이 문제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불을 넘은 지가 오래이고 석유제품가격이 사상 최고수준을 넘나 드는 상황에서 여전히 과소비 운운하며 원가 상승 부담과 고율의 세 부담을 국민들에게 떠안겨야 하는지에 대해서 정부는 할말을 찾기가 힘들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불과 3~4년 전만해도 ‘고유가’의 마지노선을 30불대 초반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유가 관리 수단을 마련한 바 있다.

30불을 넘어서면 각종 유류세를 인하하고 가격조정명령을 발동하는 한편 유가완충자금을 풀어 소비자 부담을 낮추겠다고 호들갑 떨던 정부는 유가가 예상외로 폭등하자 슬그머니 유가관리대책을 폐기 처분했다.

이제는 세율을 인하해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부담 완화가 가능하지 않다거나 또는 인하의 효과가 주유소 등 석유유통단계에서 사려져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는다는 가당치 않은 변명을 내세우며 외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총 국세는 138조원인데 이중 석유에서 걷힌 세수는 19%에 달하는 25조9000억원에 달한다.

석유세는 간접세로 소득세나 종합부동산세같은 직접세와 달리 소비자들의 조세저항도 크지 않다.

주유소나 석유판매사업자들이 소비자 가격에 포함시켜 착실하게 징수해준다.

소득의 재분배효과도 떨어지고 더 이상 고율의 세금을 유지해야 하는 명분이 없는데도 정부가 꿈쩍하지 않는 것은 석유만큼 손쉽고 편안하게 또 안전하게 세원을 확보하는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가 또 언론이 유류세 인하를 외쳐대고 떠들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불과 1~2년 전까지도 유류세 10% 인하를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고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유류세 인하 법률안을 제출했지만 성과를 거둔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언론 역시 때만 되면 기름값에 떠는 소비자들을 걱정하고 있지만 그때 뿐이다.

대선을 앞두고 유류세 인하가 또 다시 ‘일회성 구호’로 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