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대표이사직 사임, 17년 집권 마감

▲ 김선동 회장
90년대 시설고도화 주도·주가조작으로 위기 맞기도

정유업계의 대부격인 S-Oil의 김선동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17년만의 일이다.

S-Oil은 2일 자진 공시를 통해 김선동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사의 최대 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사를 대표한 사미르 A. 투바이엡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회사측은 다만 김선동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지만 향후 이사회와 주주총회 의장역할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63년 대한석유공사에 입사했던 김선동회장은 1974년 쌍용양회공업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쌍용양회가 이란의 NIOC와 합작투자해 현재의 S-Oil인 한·이 석유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유업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1991년 쌍용정유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선동회장은 이란 자본이 철수한 빈 자리에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사로부터 회사 지분 35%를 넘기고 4억달러의 투자와 20년 원유 장기공급 보장을 이끌어내면서 본격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후 약 17년간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해왔으니 정유사 최장수 전문경영인 대표이사인 셈이다.

특히 김선동 회장은 S-Oil의 사령탑을 맡은 이후 적극적인 정제시설 증설과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시설 건설 사업을 진두 지휘하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고 그 결과 정유업계 최고의 부가가치를 지닌 정제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휘발유 옥탄가 경쟁을 촉발해 휘발유 품질이 이원화되는 계기를 제공했고 선발 정유사들에 비해 취약한 내수 유통시스템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인 가격경쟁을 주도하면서 타 정유업계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유업계에서 ‘독불장군’이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 회사자금을 이용한 주가조작과 분식회계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는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고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는 등 위기를 맡기도 했다.

관련 사건은 현재 서울서울중앙지법에서 항소심이 진행중인 상황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