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에 독자 유통망 확보 등 대형화 모색

- 중계 무역에 터미널 확충 등 다각화 한창-

석유수입사가 달라지고 있다.

정형화된 사업영역에서 탈피해 경영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는 수입사들이 늘고 있다.

그런가하면 외국계 석유관련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이끌어 내며 안정적인 석유수급과 재무구조를 동시에 확보하는 회사들도 늘고 있다.
 
직영 유통망을 확보할 경우 고정비용 증가로 자금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독자 브랜드를 도입하는 수입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비록 컨소시엄 구성에 실패해 중도하차했지만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한다는 시중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던 수입사도 있다.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외부자본 유치에 한창이며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시장에서 수입사들이 차지하는 역할이 커지는 만큼 이를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는 데 대한 자구책 마련의 의미가 크다.
 
수입자유화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석유수입사들의 달라진 위상에 대해 소개한다.

-정유사 인수기도한 수입사도 등장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인천정유가 M&A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체들로부터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하던 지난 7월12일.
 
타이거오일이 인천정유 인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석유수입사의 또다른 가능성이 시험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9월 부도이후 법정관리 인가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인천정유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1조7천5백여억원에 달했으며 매출도 3조5천억원을 기록할만큼 엄청난 외형을 지닌 회사다.
 
자본금이 1백15억원에 불과한 석유수입사가 이같은 대기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설수 있었던데는 석유수입이 본업인 타이거오일에 대한 외국계 대기업들의 신뢰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이들 외국계 대기업들과 타이거오일간에 인천정유를 바라보는 시각차이가 적지 않아 컨소시엄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석유수입사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였음에는 분명해 보인다.

◆ 수입사 잠재 가능성에 높은 평가 = 지난 97년 석유수입업이 개방된 이후 불과 5년여가
지난 현재.
 
석유수입사들의 위상이 크게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적지 않다.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자본참여 등을 통해 석유수입사들의 가능성에 대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타이거오일은 이미 지난 99년 싱가폴 국영정유사인 SPC와 일본계 종합상사인 니치맨으로부터 2백71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유치했다.
 
리드코프 역시 세계적 펀드회사인 H&Q아시아 퍼시픽으로부터 지난 2000년 약 3천만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중견 석유수입사인 페트로코리아의 경우 스위스계 에너지관련 투자회사인 다투라사로부터 18억2천만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페타코와 이지석유등 중견 수입사들 역시 외자유치를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계기업들의 간접적인 석유시장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내 석유수입사에 자본을 참여한 기업들 대부분이 세계적인 석유유통관련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안정성과 더불어 석유제품의 안정적인 수급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사업다각화 시도도 한창 = 석유수입사들의 사업영역 다각화 시도 역시 주목할 만한 대
목이다.
 
수입사중 가장 활발한 사업다각화 활동을 벌이는 곳은 역시 타이거오일이다.
 
이 회사의 경우 단순한 석유수입업 이외에 이미 수년전부터 일본 등지에 다양한 종류의 석
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상태다.
 
올해들어서만도 지난 6월까지 일본에 총 2천8백여배럴의 경유를 수출했다.
 
타이거오일은 이외 국내에서 생산된 알콜연료도 일본에 수출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드코프 역시 올해 들어 일본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리드코프는 올해 상반기동안 총 1만1천여배럴의 석유제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이중 휘발유가 6천6백여배럴에 달했고 경유도 5천3백여배럴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약 57만달러수준.
 
이처럼 국내 석유수입사들이 외국에 오히려 석유제품을 수출할 수 있게 된데는 동북아 물류중심지로서의 지정학적 이점에 더해 국제적인 석유트레이딩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리드코프의 김윤수 부회장은 『일본의 석유소비처들중에는 소규모 물량을 국제현물시장에서 싼 가격에 구입하기 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리드코프가 수입한 제품중 일부를 이들 업체에게 공급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중계무역에도 나서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들 업체들에 의한 수출양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지만 거래처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수입업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계열사설립에도 적극적이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두영산업은 60만배럴 규모의 탱크터미널을 건설, 운영하는 회사로 타이거오일이 회사 지분을 100% 보유한 상태다.
 
1백40억원의 자본금 규모를 지닌 정일 울산 콘테이너터미널(주) 역시 타이거오일의 계열사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본출자를 통해 LPG수입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리드코프 역시 석유수입업이외에도 고속도로 휴게소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운송사업은 별도 법인인 동특으로 분할돼 수행중에 있다.
 
리드코프는 특히 IT 솔루션 및 컨텐츠 개발을 신사업으로 선정하고 해외 판매 등을 위해
홍콩의 IT전문기업인 i100사와 해외합작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 비석유기업의 수입업 참여도 늘어 = 석유수입업과 무관한 기업이 사업다각화를 시도한다거나 석유유통과 연관된 기업이 수입업에 진출하며 사업영역들간의 시너지효과를 높히려는 시도도 한창이다.
 
종합상사인 삼성물산은 지난해 4월이후 석유제품의 수입과 유통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상태다.
 
삼성물산은 특히 전국석유류판매업협동조합 연합회와 협약을 맺고 석유제품의 수입을 대행키로 했다.
 
이동통신을 비롯해 인터넷과 위성통신사업들을 주력으로 삼는 벤처기업인 진명씨앤씨 역시 지난 4월 석유수입업에 진출해 유통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다.
 
석유B2B업체인 코엔펙 역시 지난 5월 경기도 평택에 70여만배럴의 탱크터미널을 준공하며 석유수입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이 회사는 한 정유사에 오히려 저장시설중 일부를 임대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일원에 30여개의 주유소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코슨 역시 지난해 석유수입업에 진출했다.
 
최근에는 코스닥등록업체로 반도체 관련장비를 생산하는 씨피씨가 사업목적에 석유수입과 유통업을 추가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가하면 농협이 최대주주로 국내 최대 비료생산업체인 남해화학 역시 정관을 고쳐 석유수입업을 추가해 관련업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 마케팅 활동도 강화 = 거대 정유사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독자 브랜드나 마케팅 활동
역시 석유수입사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수입업계 최초로 독자폴사인을 도입한 타이거오일에 이어 바울석유가 두 번째로 자체 브랜드 주유소를 개설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페타코 역시 이달중에 2~3개 주유소에 대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CI를 시범 적용한 이후 올해안에 자체 브랜드주유소 확보를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카드마케팅 역시 수입사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타이거오일은 외환은행과 제휴해 계열 주유소에서 리터당 40원씩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실시중에 있다.
 
이처럼 석유수입사들이 생존을 위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데는 석유수입업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위기위식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수입사의 경영여건이 갈수록 제약받을 수 있는 징후가 짙어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실제로 정유업계에서는 수입석유의 관세율을 높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석유수입사들의 주요 유통루트가 현물시장인데 반해 경쟁심화로 수입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향후 경영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중 하나다.
 
이에 대해 한 석유수입사 관계자는 『원유와 석유제품간의 관세차등화 논의를 비롯해 수입사들의 난립으로 인한 경쟁심화 등 대내외적인 영업환경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생존을 위해서는 외자 유치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강화나 사업다각화 노력이 필수적인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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