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유통물량 늘고 업소당 판매 줄고

- 주유소 유통물량 늘고 업소당 판매 줄고 -
- 업소수 감소한 서울은 예외 -

장기화되는 고유가가 석유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운데 석유유통 현장에도 이와 관련한 뚜렷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간 마진을 축소하려는 주유소와 석유일반판매소 사업자들은 정유사와 직거래하는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정유사와 주유소를 연결하는 중간 도매 기능에 집중했던 석유대리점들은 이제는 B-C 같은 산업체 연료를 대형 직매처에 공급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가 변동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유소들이 재고관리를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서울지역은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주유소 수가 줄어 들고 단위당 판매량이 늘어났다.

손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상징처럼 여겨졌던 주유소가 부동산 가치 상승이 뚜렷한 서울에서는 흘러간 전설이 되었고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전업 유행이 번진 탓이다.

호남지역 주유소들의 경영환경 악화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전남과 전북 지역 주유소들은 월평균 판매량은 700드럼에도 못 미쳐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전국 광역시도내 주유소들은 전국 평균 판매량을 모두 넘어 섰지만 유일하게 광주광역시는 제외됐다.

지난해 광주광역시 주유소의 월평균 판매량은 958드럼으로 전국 평균보다 84드럼이나 적었다.

호남 주유소의 밀집도가 높은데다 지역 경제 위축이 유난히 두드러진 탓으로 해석되고 있다.

본지는 석유공사가 최근 발간한 ‘2005년 석유수급통계 분석’을 근거로 2회에 걸쳐 2005년 석유유통업계의 경영환경과 대응방안을 엿볼 수 있는 분석기사를 마련했다.

◆대리점, 직매비중 높아져 = 석유대리점 판매물량이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발간한 ‘2005년 석유수급통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대리점을 통해 판매된 석유는 1억3340만배럴을 기록해 2004년의 1억3591만배럴에 비해 1.9%가 줄어 들었다.

2003년의 1억4340만배럴에 비해서도 6.97%가 감소했다.

석유대리점의 판매물량이 감소한 것은 전체적인 석유소비 정체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2003년 한해 소비된 석유는 7억6294만배럴을 기록했지만 2004년에는 7억5232만배럴로 줄어 들었고 다소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에도 7억6108만배럴에 그쳤다.

정유사가 석유대리점을 통해 출하하는 석유의 비중이 정체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정유사가 대리점을 거쳐 판매한 석유의 비중은 2003년 38.4%에서 2004년 39%, 지난해 38.9%로 큰 변화가 없는 것.

다만 대리점의 기능이 직매처 중심으로 쏠리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전체 대리점 판매물량중 B-C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0.4%에서 지난해 12.3%까지 크게 늘어났다.

반면 주유소나 석유일반판매소에 대한 판매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대리점의 직매처 거래처를 산업 중분류로 구분할 경우 도로부문과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대리점들은 전체 직매처 거래물량의 14.9%에 달하는 369만배럴의 석유를 도로부문에 공급했는데 이중 경유가 365만배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57만배럴의 석유를 공급한 섬유제품산업에서는 243만배럴이 B-C를 차지해 대조를 이뤘다.

◆서울주유소, 유일하게 감소 = 주유소 판매물량은 소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주유소를 통해 판매된 석유는 290억7823만리터로 2004년에 비해 1%가 증가했다.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 늘어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

실제로 지난해의 주유소 휘발유 판매량은 89억804만리터로 2.7%가 늘어났고 경유 판매량은 166억4405만리터로 1.3%가 증가했다.

하지만 등유 판매량이 크게 빠졌다.

실내등유는 30억4966만리터, 보일러등유는 4억7647만리터가 소비되며 2004년 대비 각각 1.9%와 18.5% 줄어 들었다.

도시가스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난방유 소비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주유소당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주유소의 판매증가세가 주유소 수 증가세를 따라 잡기 못하기 때문이다.

수급통계분석에 따르면 2004년에는 전국적으로 1만1303개 주유소가 월 평균 1061드럼의 석유를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해 주유소수는 326곳이 늘어난 1만1629곳을 기록했고 이들 업소는 지난해에 비해 월 평균 20드럼이 줄어 든 1042드럼을 팔았다.

이같은 주유소 수의 증가세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특히 86곳이 늘어난 경기도가 단연 두드러졌다.

하지만 서울 지역 주유소 수는 오히려 10곳이 줄어 들어 지난해말 기준 725곳이 영업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주유소 영업과 관련한 수익이 오피스텔이나 빌딩 등 타 용도 전환에 대한 기대수익에 미치지 못하면서 폐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과 제주도는 각각 434곳과 154곳으로 증감이 없었다.

◆판매량 감소세 뚜렷 = 전국적으로 주유소 단위당 판매량이 늘어난 곳은 서울이 유일했다.

서울 주유소들은 지난해 1705드럼의 월 평균 판매량을 기록해 그 전년의 1680드럼에 비해 1.4%에 해당되는 24드럼이 증가했다.

주유소 수의 감소가 판매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셈이다.

실제로 서울 지역 주유소들의 전체 석유 판매량은 지난해 29억6690만리터로 그 전년에 비해 0.1%가 늘어나는데 그쳤는데 주유소당 판매증가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외 지역의 판매량은 모두 감소했는데 특히 제주와 강원 지역이 두드러졌다.

제주지역은 2004년 이후 주유소 수가 늘지 않았는데도 월평균 판매량은 1058드럼에서 985드럼으로 무려 6.9%가 감소했다.

강원 지역도 월 평균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했다.

강원 지역 주유소는 2004년 696곳에서 지난해 709곳으로 13곳이 증가했고 판매량은 865드럼에서 819드럼으로 46드럼이 감소했다.

경남과 충북지역 주유소들의 월평균 판매량 감소세도 각각 4.8%와 3.8%를 기록하며 평균 감소율을 크게 웃돌았다.

전남북 주유소들의 월평균 판매량은 업계 처음으로 600드럼대로 떨어졌다.

2004년까지만 해도 각각 705드럼과 707드럼의 월평균 판매량을 기록했던 전북과 전남지역 주유소들은 지난해에는 689드럼과 697드럼에 그치는 저조한 실적에 그쳤다.

이들 지역의 판매량은 전국 최고 실적을 기록한 서울지역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한편 전국 평균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지역은 서울과 인천, 부산, 경기, 울산, 대구 등 6개 지역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10개 지역은 평균 이하 판매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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