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 복합에너지 스테이션’, ‘정의로운 전환’으로 풀어야
‘주유소 → 복합에너지 스테이션’, ‘정의로운 전환’으로 풀어야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1.09.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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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차 충전시설로의 전환 확대 진행 중
수소 연료전지 발전 통해 전력 생산 거점도 모색
폐업보다 저렴한 전업 지원 통해 에너지 전환 활용도 높여야

[지앤이타임즈] 우리나라 전기차는 지난해까지 누적 13만 7000대가 보급됐고 올해부터는 10만대 이상 보급 목표를 상향해 2025년까지 누적 113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의 가속화 추세에 맞춰 충전기도 대폭 확대된다.

전기차 충전기는 올해 6월말 급속 1만 2,789기, 완속 5만 9,316기 등 총 7만 2,105기가 운영 중으로 2017년 대비 5.3배 이상 증가했다.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는 2.4대로 미국이 16대, 일본이 10대, 중국이 6대인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충전기 보급현황은 주요 국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최근 정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2025년까지 교통거점에 주유소 수 만큼인 전기차 급속 충전소 1만 2000개소 이상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은 양적 목표 달성에 치중해 설치가 용이한 장소 위주로 구축해 왔지만 앞으로는 접근성, 충전수요 등을 반영해 고속도로나 국도변 휴게소에 1개소 당 평균 4~15기의 급속충전기를 설치한다.
 

주유소와 LPG충전소에는 2025년까지 전국 1만 2000여개소 중 접근이 우수한 1,500개소에 급속충전기 복합충전소를 구축한다.

특히 4대 정유사·LPG공급사와 협력해 2025년까지 630개소 이상의 하이브리드 스테이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공 중심의 충전인프라 구축에서 민간 중심으로 단계적 전환도 추진한다.

올해 6월말 기준 환경부, 한국전력, 지자체 등 공공부문 급속충전 구축 물량이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낮은 수익성과 높은 구축비용으로 민간 참여가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기차 보급 확대로 에너지회사나 IT사, 유통업체 등에서 민간충전사업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민간충전사업자수가 2018년 1개사 였던것과 비교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23개사가 충전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그 가운데 석유 유통 네트워크인 주유소를 전기, 수소를 포함해 분산형 전원 역할까지 수행하는 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에 속도가 붙고 있다.
 

SK에너지는 K-EV100 확산을 위해 운송사 등 상용차 대상 기업형 충전서비스 개발과 실증을 추진중이다.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에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기반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소를 결합한 미래형 주유소 ‘에너지 플러스 허브’를 추진중이며, 자회사인 GS에너지는 ICT 서비스 전문기업인 지엔텔과 전기차 충전 서비스 공급을 위한 합작법인 지커넥트를 설립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기업인 중앙제어, 전기차 충전서비스 기업인 차지인과 ‘하이브리드 스테이션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에쓰-오일은 전기차 충전서비스 기업 차지비와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정부는 비용‧수익균형점(Cost-Parity) 시점을 고려한 충전인프라 구축사업을 민간 중심으로 단계적 전환을 추진한다.

수소충전소는 올해 6월까지 누적 110기가 설치되면서 지난해 대비 40곳이 증가했다.

인허가‧입지규제 등 제도개선과 충전소 운영 경제성 제고 등 기반 강화에 나선 결과이다.

환경부는 자연녹지 내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해 주유소·LPG 충전소의 건폐율을 2024년까지 30%까지 상향해 서울권 4기의 신규 사업자를 선정했으며 추가 10기를 검토중이다.

2020년 운영적자를 기록한 12개의 수소충전소에는 평균 1억 1000만원의 연료구입비를 지원하고 수소충전소 구축과 운영 표준매뉴얼을 마련해 배포했다.

특히 서울 용산에 수소‧전기차 충전소와 문화복합시설을 결합한 메가스테이션을 추진한다.

◇ 주유소 유휴공간 활용 발전사업 추진

주유소의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추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사업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다.

주유소 옥상이나 유휴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발전이나 연료전지 발전사업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에너지전환에 맞춰 신규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SK에너지는 화물차 전용주유소인 내트럭 하우스의 넓은 화물차 주차면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트럭하우스 부산신항 사업소는 5만㎡의 부지 중 화물차 주차면을 활용해 995.4kWh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유소 태양광 발전시설의 용량이 평균 40kWh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주유소 25곳에 설치할 수 있는 용량이 1곳에 설치된 것이다.

최근에는 주유소 유휴부지에 연료전지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거나 전기차에 충전하는 사업모델을 테스트하기 위한 실증특례도 승인을 받았다.

현행 위험물안전관리법 상 태양광 발전 설비나 전기차‧수소차 충전설비는 주유소 내 구축이 가능하지만 연료전지는 포함되지 않아 설치가 불가능하다.

규제특례위원회는 사전 전문위원회를 통해 주유소 내 연료전지 설치시 예상 문제점에 대해 심층검토를 거쳤고 소방청에서 제시한 사전 위험성 평가와 안전조치 이행 등을 전제로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에너지 전환 속도에 비해 주유소의 복합 플랫폼 전환에 대한 정책 로드맵이 미흡한 것도 넘어야 할 과제이다.

정부는 전담부서인 에너지전환과를 통해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사업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휴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전업이나 플랫폼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밑그림은 그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폐업지원 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소요되는 전업지원을 통해 사업자들이 에너지전환에 동참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내에서 주유소의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전환을 주도하는 부서가 에너지전환과보다는 석유유통 네트워크에 이해도가 높은 석유산업과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수송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위해 ‘에너지전환기금’의 신설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눈여겨볼 만 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박사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네거티브 정책을 도입해 수송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주유소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1만 1000여 개의 주유소 중에서 2030년까지 2,053개, 2040년까지는 8,529개가 퇴출돼야 한다.

하지만 영세사업자인 주유소가 수송에너지 전환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정의로운 전환 원칙’을 적용해 에너지전환기금을 신설하고 주유소가 전기·수소차 충전이나 태양광발전 등을 설치할 경우 초기비용과 운영비를 보조해주자는 것이 김재경 박사의 정책 제안인데 정부도 차량의 접근이 수월한 주유소를 그린모빌리티의 연료 공급처로 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준비중이어 어떤 대책이 마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