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경 의원 ‘과도한 탄소중립, 제조업의 탈한국’우려 [기획 설문 :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에게 에너지를 묻다]
한무경 의원 ‘과도한 탄소중립, 제조업의 탈한국’우려 [기획 설문 :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에게 에너지를 묻다]
  • 김예나 기자
  • 승인 2021.09.14 0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 다수 의견 무시 탈원전 강행, 여론 조사 조차 없어

탈원전 강행시 탄소중립 실현·에너지전환비용 감당 어려워

감사원, 월성1호 조기 폐쇄 위법 확인·응당한 법적 처분 져야

‘에너지전환 공론화 위원회 만들어 국민 의견 묻자’ 특별법 대표 발의
한무경 의원.
한무경 의원

[지앤이타임즈]

에너지전환을 국정과제로 추진중인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여대야소로 출범한 21대 국회는 1년 5개월 여를 맞으며 전반기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로 창간 24주년을 맞은 에너지 전문 매체 지앤이타임즈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비롯해 각종 에너지 현안에 대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들의 평가를 듣기 위한 서술형 설문을 실시했다.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15개 문항을 제시했고 이중에서 선택 답변하거나 의원실에서 에너지 현안 주제를 선정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설문이 진행됐다.

본 지는 의원들의 답변이 이메일을 통해 본 지에 도착한 순서대로 소개한다

한무경 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은 현 정부가 국민 다수의 반대에도 탈원전 정책을 강행하고 있고 여야 합의로 진행된 감사원 감사에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의 경제성 평가 조작과 자료 폐기 등 위법한 사항이 발견됐다는 사실 등을 들어 탈원전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탄소중립 정책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현 정부가 제시하는 목표가 현실성이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에너지가 전기화돼야 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심각한 변동성에 따른 비현실성, 천문학적 비용 등을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제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강행되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은 천문학적인 비용 부담으로 경쟁력 하락과 생존 위협을 받게 될 것이고 제조업의‘탈한국’을 부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무경 의원은 ‘에너지전환정책 공론화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는데‘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에너지 정책을 정권이 졸속적이고 급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객관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 탈원전 중심의 정책의 지속 여부 등을 국민들에게 묻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한무경 의원의 답변 내용이다.

▲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았는데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총평은.

-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핵심적인 정책 중 하나가 에너지전환 정책이다.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정책 추진 속도를 급격히 높였고 이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온실가스 배출은 기대치만큼 감소되지 않았고 신재생 확대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만 가중시켰다.

심지어 산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파고 드는 풍력과 태양광 등으로 인해 개발사업자와 지역 주민들의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지역 곳곳에서 진행되는 난개발로 인해 환경 파괴 또한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았기 때문에 지난 4년 내내 국론분열과 정쟁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야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 문재인 대통령께서 재난영화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의 가장 큰 문제가 바로 탈원전 정책을 바탕으로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60년간 원전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기 때문에 탈원전은 아니라는 해괴한 변명을 둘러대고 있지만 결국 원전과 원전산업을 퇴출시키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목표라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목표와는 달리 국민들의 다수는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한수원이 2020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 64.7%가 ‘원전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14.6%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들이 나왔다.

문재인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은 국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이념적 잣대를 기준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 일방적인 정책 추진의 결과물 중 하나가 월성1호기 조기 폐쇄이다.

저는 월성1호기 조기 폐쇄 문제뿐만 아니라 탈원전 정책으로 발생되는 문제점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검찰 수사를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 월성1호기 조기 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국회 의결을 통해 여야 합의로 진행된 감사였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 결과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조작 및 자료 폐기 등 위법한 사항이 발견됐다.

검찰의 공소장 내용을 보면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정황이 있어 충격을 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4월 2일 청와대 내부시스템에 ‘월성1호기 영구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는 취지의 댓글을 게시했고, 이 댓글에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산업부장관이 움직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월성1호기 조기 폐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댓글에서 시작된 것이다.

또한 감사원의 감사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이 일요일 자정 무렵 사무실에 출근해 월성1호기와 관련된 자료 444개를 삭제한 것도 밝혀졌다.

산업부 공무원들이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야심한 밤에 사무실 컴퓨터에서 문서를 폐기했는지 의문이다.

월성1호기를 중단하면 1조 8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를 수 차례 받고도 묵살한 청와대 관계자를 비롯해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에 가담한 사람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응당한 법적 처분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 에너지전환 공론화법을 대표 발의하셨는데 발의 배경과 내용은 무엇인지.

- 에너지정책은 국민경제는 물론 산업, 국가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길게는 10년까지 걸리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최상위 계획인 에너지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시행하고 그 하부계획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이나 천연가스장기수급계획 등을 수립하여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에너지정책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5년짜리 정권이 이념적 잣대로 접근해 주머니 속의 떡 주무르듯 마음대로 하고 있다.

정부는‘대통령 공약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입장인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체 국민들을 놓고 보면 그리 높은 수치가 아니다.

전체 선거인수 4,248만 명 중 1,342만 명의 지지를 받아 31.5%에 불과했다.

31.5%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의 공약이기 때문에 백년지대계인 에너지정책을 자기들 마음대로 졸속적이고 급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는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의 행정계획으로 탈원전을 진행하고 있고 국민여론 수렴을 위한 국민투표는 커녕 여론조사라는 손쉬운 방법조차 해보려 하지 않고 있다.

제가 대표 발의한 ‘에너지전환정책 공론화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은 객관성과 독립성이 확보된 에너지전환정책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해서 탈원전 중심의 에너지전환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인지 논의하고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께 제공해 백년지대계인 에너지정책의 방향에 대해 국민들의 선택을 받자는 것이 핵심이다.

▲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최근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이 공개됐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문재인 대통령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탄소중립 정책에 국민 누구도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5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가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의 에너지 공급을 전기화해야 한다.

우선 발전부문에서는 석탄발전이나 LNG발전을 탄소배출이 없는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산업부문에서 사용되는 연료도 모두 전기로 공급을 해야 하고 사용되는 화석연료도 모두 탄소배출이 없는 대체재로 바꿔야 한다.

수송부문에서도 전기차나 수소차로 전환해야 하고, 가정용 난방설비 또한 가스에서 전기로 바꿔야 한다.

이렇게 전체적인 부분을 전기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 2~3배 많은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급증하는 전력수요의 대부분은 신재생발전이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변동성이 심한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엄청난 용량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한데 이는 신재생에너지보다 더 큰 비용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발전부문 탈탄소를 위해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80%까지 올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500조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본과 중국 등은 탄소중립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원자력발전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이 탈원전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는 이상 탄소중립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지고 설령 실현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에너지전환에 따른 비용을 국민과 기업들이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 탄소중립 시나리오대로 실현 될 경우 국가와 산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

- 탄소중립 시나리오대로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룬다면 국가적인 위상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국제 약속을 이행했기에 의무 불이행에 따른 무역규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 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이다.

탄소중립 진행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추계조차 없다고 한다.

일부 특정 업종에 대한 연구 결과만 조금씩 나오고 있는데 몇몇 업종에서 발생되는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3개 업종에서만 2050년까지 에너지전환으로 최소 400조 원대 비용 폭탄을 떠안게 된다고 밝혔다.

비단 3개 업종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모든 제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결국 생존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 등 전력 소비가 많은 중소 제조업체의 경우 제조 원가 대비 전력 요금 비중이 업체당 평균 12.2%를 차지한다.

전기요금이 기업의 원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산화탄소를 포집 및 활용하는 탄소저감 핵심 기술인 CCUS(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이나 철강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없애는 수소환원 제철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 못하고 개발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탄소중립은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지어 산업계에서는 과도한 탄소중립은 제조업의 ‘탈한국’을 부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기 전에 우리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목표설정을 위한 충분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 이상 한국에서 기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탄소중립 자체를 반대하는 국민과 기업은 없을 것이다.

다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탄소중립을 서두른다면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보다 훨씬 큰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를 국민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