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탄소 비용 지불 중’ EU 탄소국경세 대응 논리로 부각
‘韓 탄소 비용 지불 중’ EU 탄소국경세 대응 논리로 부각
  • 김예나 기자
  • 승인 2021.07.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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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기후법 실행 수단으로 수입품에 탄소 가격 징수 추진

휘발유·경유 더해 항공·선박용 연료도 탄소세 부과 예고

2035년 이후 EU내 등록 신차 탄소배출량 ‘0’으로 제한

국회 예산정책처 ‘협상 과정서 배출권 거래제 시행’ 강조 주문

제조 과정 더해 발전 부문 탈탄소화 동시 고려할 필요성도 제안

G20 장관 회의서 환경부 한정애 ‘탄소국경세, 무역장벽이 되면 안돼’

[지앤이타임즈]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이 예고된 가운데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도입, 운영중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성과를 EU측에 부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도 국제회의 등을 통해 EU의 탄소국경제도 도입 과정에서 거래 상대국의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 의회는 지난 6월 28일에 ‘그린딜(European Green Deal)’을 법제화하는 ‘EU기후법(European Climate Law)’을 채택했고 이달 14일에는 구체적인 이행 수단으로 ‘Fit for 55’를 발표했다.

‘Fit for 55’는 2030년까지 EU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줄이는 실천 방안을 담은 정책 패키지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탄소국경조정메카니즘(CBAM)이 포함되어 있다.

‘탄소국경조정방안’은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탄소 함유량에 맞춰 EU ETS(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계된 탄소 가격을 부과, 징수하는 제도로 일종의 관세로 인식된다.

우선 적용 대상은 철강, 시멘트, 비료, 알루미늄, 전기로 이들 제품 생산 공정 과정의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과 더불어 생산 공정에 사용되는 전기 생산 시 배출되는 간접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다.

2023년부터 적용되는데 다만 2025년까지는 배출량 보고 등의 의무만 부여되고 2026년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CBAM인증서 가격은 EU 배출권 가격이 기준이 되는데 CBAM 적용 품목 수입자는 연간 수입량에 해당하는 양의 CBAM인증서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관세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EU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데 배출하는 탄소가 10톤인데 수입 제품의 경우 12톤을 배출했다면 수입자는 2톤 만큼의 CBAM 증명서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EU가 탄소 1톤당 30유로를 전 분야에 과세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10억6천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EU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우리 보다 3배 높아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EU의 탄소국경조정 메카니즘의 비용산정 기준이 되는 유럽 배출권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향후 우리나라 기업에 실질적으로 관세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7월 경제산업 동향 이슈’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EU의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우리나라 배출권보다도 3배 높다.

2020년 기준 EU 온실가스 배출권은 30.1달러이고 우리나라 배출권은 18.8달러로 1.6배 차이였는데 올해 4월에는 3.1배 차이로 확대된 것.

2018년 까지는 우리나라 배출권 가격이 EU보다 높았는데 이후 EU의 배출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최근 가격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료 출처 : 국회 예산정책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배출권 가격 격차가 커지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 과정에서의 EU 배출권 구매 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배출권 가격은 정부의 배출권 할당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리나라의 배출권 가격은 올해부터 시작하는 배출권거래제 3기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국회 예산정책처는 전망했다.

◇ 수송 연료 탄소세 부과 대상도 확대

탄소 배출 비용을 부과하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석유류에 부과하는 세금을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는 항공·선박용 연료에도 탄소세를 부과하고 오염 배출이 적은 연료 사용을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EU 온실가스 감축방안에 포함되어 있다.

1990년 탄소 배출량을 100으로 기준 할 때 2018년 수송 부문 전체는 123으로 늘었는데 항공은 218, 국제선박은 136으로 수송 부문 전체 평균 보다 더 높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항공유에 과세가 본격화되면 항공 운임 상승, LNG 등 저탄소 에너지원을 연료로 하는 선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로 2035년부터 EU내 모든 등록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0’으로 제한하는 것도 강력한 제재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규제가 적용되면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가 금지되고 전기차, 수소차 판매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

◇ ‘Fit for 55’ 구속력 확보 위해 유럽 의회 승인 필요하지만…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Fit for 55’가 구속력을 얻기 위해서는 유럽 의회 과반수와 EU 27개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종 채택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에 따른 국내 산업계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대외적으로는 이를 적극적으로 제시해 EU의 탄소 관세가 본격 적용될 경우 부담 최소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EU는 자신들과 탄소 가격이 유사한 국가에 대해 CBAM 적용을 면제할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 규제가 EU 외 국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중이며 2019년까지 EU보다 배출권 가격이 높았고 거래 가격도 상승세라는 점을 EU와의 협상 과정에서 부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U가 제품 생산 과정의 연료 연소 배출량이나 산업 공정 배출량 같은 직접 배출량에 더해 전력·열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도 반영할 계획인 점을 감안해 제조업의 탈탄소화와 더불어 발전부문의 탈탄소화도 동시에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 선언과 관련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권 등 선제적으로 도입, 운영중인 탄소 저감 정책의 반영 등을 EU측에 적극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4일 박진규 차관 주재로 탄소국경제도 적용 대상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EU가 탄소국경조정제도를 WTO 규범에 합치하게 설계·운영해야 하고 불필요한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RE100, RPS 같은 탄소 저감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운영하면서 탄소 중립에 대비해왔다는 점도 EU측에 강조하겠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한정애 장관은 지난 22일 열린 G20 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EU의 탄소국경세가 새로운 무역장벽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정애 장관은 또 ‘우리나라가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운영하고 있고 국내 제품에 탄소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반영한 탄소국경세 정책 마련을 EU측에 요청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