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코로나 19 팬데믹이 종식되지 않았고 세계 경기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도 못했는데 국제유가는 우상향중이다.

브렌트와 WTI 같은 선물 유가는 배럴당 70불대 중후반까지 치솟으며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지난 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브렌트와 WTI는 1배럴에 66.25불, 61.18불에 거래됐다.

그런데 최근 브렌트와 WTI 가격은 77불과 75불까지 올랐으니 20% 내외 상승했다.

중동산 원유의 가격 지표인 두바이유도 그 사이 10불 정도 올랐다.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지 못했고 백신 보급에도 델타 변이 등 변종 바이러스가 또 다시 퍼지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데 국제유가가 오르는 결정적인 이유는 수급 밸런스 때문이다.

세계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석유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공급이 뒤따라 오지 못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간 균형이 시장 가격을 결정한다는 경제학 원론이 현재의 국제유가 상승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비상이 걸렸고 부랴 부랴 국제유가전망회의나 석유시장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있다.

그런데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중인 정부 입장에서 내놓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을리 없다.

실제로 8일 열린 긴급 점검 회의에서 정부는 원유 수급과 석유 가격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고유가를 이용한 사재기를 방지하며 비축유 현황을 점검하라는 정도의 뻔한 메시지만 전달했다.

탄소중립은 지구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고 에너지 전환도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되고 있다.

그래서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석유를 죄악시하고 배척해서는 안된다.

화석연료 석유 없이도 살 수 있는 그 날은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석유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의 이동이나 생산 제한 같은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석유 산업 규제도 크게 강화하려 한다.

정부는 오는 10월 발표 예정인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통해 정유산업에 적용되는 감축 목표를 크게 상향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수출 주력 업종인 한국 정유사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정책이 온통 전기·수소로 향하면서 석유 자원 개발은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이다.

자원개발을 위해 태동된 석유공사는 과거 정부의 투자 실패에 손발이 묶여 신규 사업 참여는 제한되고 보유중인 해외 자산도 팔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한 해 4000억 이상 지원되던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융자는 이제 300억대로 쪼그라 들었다.

그사이 우리나라 석유·가스 자원개발율도 하락하면서 2015년 15.5%이던 것이 2018년에는 12.5%로 줄었다.

이제는 민간 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석유나 가스 개발에 나서려 하지 않는다.

국가 에너지 정책이 석탄에서 석유로 전환된 ‘주유종탄(主油從炭)’ 시대가 개막된 것이 1960년대의 일이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탄광 등을 정리하는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에 나선 것이 1980년대 말이니 석탄 산업은 사라지고도 남을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발전용 유연탄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최근 들어 가격도 상승중이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ESG 경영이 강화되면서 석탄 비즈니스는 일종의 사양 산업으로 분류되었고 수급 측면에서의 부정적 영향이 확인되고 있지만 가격 지표 우상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우리 생활에서 석탄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시그널을 전달하고 있다.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유연탄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니 우리 정부는 수급, 가격 리스크에 온전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

석유도 마찬가지이다.

청정 재생에너지 시대로 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지만 아직도 먼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당장 유용하고 반드시 필요한 자원과 산업을 폄훼하고 옥죄서는 안된다.

중장기적인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설정하고 에너지 전환의 속도를 조절하려는 정부의 안목과 의지가 그 어느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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