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회사들은 주유소의 카드 수수료율이 1.5%로 타 업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인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카드사들은 오히려 지난해 기름 카드 수수료를 2%로 인상하는 담합행위를 추진하다 공정위에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보이는 것 만으로는 주유소나 충전소 사업자들이 부과받는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혼수전문점이나 맥주 전문점, 과학기자재 유통 같은 업종은 카드 수수료율이 3.6%에 달하고 할인점이나 슈퍼마켓 등도 2%를 부과받는다.

안경점은 2.7%, 스키장은 3.51% 등 업종별로 수수료가 천차만별이지만 기름은 최저 수준인 1.5%가 적용된다.

하지만 기름 처럼 원가나 세금의 영향이 변화무쌍하고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업종은 없다.

3.6%의 카드 수수료율이 매겨지는 혼수에 세금이 인상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고 최저 가격으로 경쟁하는 할인점 업종은 오히려 상품별 소비자가격이 낮아지면 낮아졌지 올라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유소는 다르다.

2000년 배럴당 26.27불이었던 두바이유 가격은 올해 7월 69.21불로 3배 가까이 올랐다.

불과 6~7년만에 원가가 3배 이상 상승한 상품이 어디 있겠는가?

세금의 인상폭은 가히 다른 상품과 비교조차 될 수 없다.

경유 세금은 1997년 리터당 85.91원에서 올해 7월 609.53원으로 7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휘발유 세금도 60.84%나 인상됐다.

기름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그간 꾸준히 1.5%를 유지해왔다고는 하지만 기름 유통업자인 주유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국제유가가 올랐고 정부의 에너지세제개편으로 세금이 폭등하면서 신용카드회사들이 징수하는 수수료 총액은 크게 오르고 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주유소가 적용받는 명목수수료율은 1.5%이지만 세금부분을 제외한 순 매출액을 기준으로 적용한 수수료율은 3.5%로 모든 업종을 통털어 최고 수준이다.

신용카드사들은 스스로의 수익성 확대 노력이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가나 에너지세금 인상 같은 외부적인 변수에 의해 엄청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신용카드사들이 기름 카드 수수료에서 걷힌 돈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기름값 할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들의 필요에 의한 것이지 결코 소비자나 주유소를 위한 행동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기름값을 결제하는 신용카드가 사용자의 주력카드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이 그 카드로 다른 상품을 구매할 때 마다 착실하게 안정적인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카드사들이고 보면 기름값 할인은 스스로를 위한 투자일 뿐 결코 소비자나 주유소에 대한 지원을 아니다.

신용카드사들이 기름값 할인 마케팅에 대한 지적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누워서 떡먹기 식의 수수료 수익 관행을 계속 유지하려면 보다 근사하고 그럴듯한 명분을 찾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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