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수요 급격한 감소, 탄소배출 저감에 초점 맞춰야
수소‧CCUS 기술로 구조적 개혁 및 신규 수입원 발굴 필요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세계 주요 국가들이 지구 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기 위한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으나 IEA(국제에너지기구)는 이 목표가 실행된다 하더라도 탄소배출과 기온 상승을 막지 못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화석연료 개발 대신 청정에너지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IEA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경로 및 필수조건을 제시했다.

IEA의 2050 탄소중립 달성 경로에서는 전원믹스 중 재생에너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최종에너지 소비에서는 전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2021년 이후부터는 신규 화석연료 관련 프로젝트 개발이 불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석유・가스 생산국에서의 소득 감소에 따른 사회적 도미노 효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수소와 CCUS, 풍력에너지 기술 확대 등을 통한 구조적 개혁 및 신규 수입원 발굴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IEA는 ‘2050 탄소중립 달성 경로’에 대해 이는 하나의 ‘경로’일뿐 ‘정답’은 아니라고 밝혔다.

◆ 2050년 가스수요 55%, 석유 75% 감소 전망

IEA는 탄소중립 경로에서 2021년까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 외에는 승인된 신규 석유・가스전 개발은 없으며 신규 탄광・광산 확장도 불필요다고 제시했다.

특히 화석연료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석유 및 가스 사업자들은 사업의 초점을 기존 자산 운영에서 수급 균형 및 탄소배출 저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CUS 등이 적용되지 않은 석탄의 수요는 90% 감소해 2050년에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1%만을 차지하며, 가스 수요는 55% 감소해 1750Bcm, 석유수요는 2020년 9000만 b/d에서 2400만 b/d로 7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를 확대해야 할 주요 분야는 에너지시스템 전환과 관련된 청정에너지 발전, 네트워크 인프라, 최종소비 부문 등이다.

IEA 탄소중립 경로에서 송배전망 투자는 현재의 연간 2600억 달러에서 2030년 8200억 달러로 증가해야 한다. 전기차 공공 충전소는 현재의 약 100만 기에서 2030년까지 4000만 기로 늘어나야 하며, 소요되는 연간 투자비는 2030년 9000억 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은 현재의 연간 160GWh에서 2030년에 6600GWh로 증가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향후 10년간 매년 35GWh 규모 ‘기가팩토리’ 설비가 20개씩 추가되는 것과 같다.

또한 2030년까지 탄소포집・활용・저장 및 수소 기술 상용화를 위해, CO2 수송 파이프라인 및 수소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현재의 연간 10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에 약 400억 달러로 증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 석유‧가스업계 보유한 전문성, 수소‧탄소포집 기술에 부합

IEA의 탄소중립 경로에 따르면 신규 석유 및 가스전은 불필요하기 때문에 연료를 생산하는 국가 및 기업은 막대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은 점차 소규모 저비용 생산자에 집중되며, 특히 석유의 경우 세계 석유 공급에서 OPEC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의 37%에서 2050년에는 역사상 가장 높은 비중인 52%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 해당 연료로부터 거둬들이는 연간 1인당 소득은 최근 몇 년간의 수치인 1800달러에서 75% 감소해 2030년에는 450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들 국가들에서는 석유 및 가스 수출 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해 구조적 개혁 및 신규 수입원 발굴이 필요한데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계가 보유한 전문성은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 풍력에너지 등의 기술과 잘 부합될 수 있다고 IEA는 전망했다.

또한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핵심 광물자원이 상당량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함께 새로운 에너지안보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측했다.

IEA는 구리, 코발트, 망간, 각종 희토류 등 핵심 광물자원의 전체 시장규모는 2020년에서 2030년 사이 7배가량 증가하며, 광물로부터 얻는 수익은 2030년 전에 석탄 수입을 능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 전 분야서 급격한 전력화, 에너지안보 중요성 ↑

IEA는 전 분야에 걸쳐 전력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력이 에너지안보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력계통의 유연성이 풍력 및 태양 에너지의 변동성 문제 대응을 위해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IEA 탄소중립 경로에 따르면 기존에 유연성 공급을 담당했던 화석연료 설비가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유연성 자원은 2050년 현재보다 4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더욱 스마트하고 디지털화된 전력망과 연계된 배터리, 수요반응 및 저탄소 유연성 자원 등의 대대적인 확대를 필요로 하게 된다.

또한 전력시스템은 사이버공격을 포함한 새로운 위협에 대한 회복력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적정한 가격에 전력 및 에너지 관련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에너지안보의 초점은 재생에너지전력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지고 석유와 천연가스의 역할이 감소함에 따라 바뀌고 있다고 IEA는 강조했다.

특히 전력안보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변동성 문제와 사이버공격 위험이 잠재적 취약점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전력 공급의 신뢰성 및 적정성을 달성하고 유연성을 제공하는 배터리, 디지털 솔루션, 전력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핵심 광물자원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짐에 따라 적시에 해당 자원의 가용성 및 지속가능한 공급을 보장하는 새로운 국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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