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하면 기름이나 가스가 떠오른다.

보일러에 사용되는 전통적인 연료들이 그렇다.

최근에 목탄이나 연탄 등을 사용하는 보일러도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지만 고유가를 빗겨 나가려는 안타까운 시도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기름이나 가스든 아니면 연탄이든 에너지가 투입돼야 하는 보일러는 고유가나 기후변화협약 같은 환경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콘덴싱보일러를 둘러싸고 효율 일원화 논쟁이 벌어지는 것 역시 국가 정책적으로 또 소비자의 니즈에 의해 에너지 고효율에 대한 필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일부 보일러사들이 수소연료전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로 유명한 귀뚜라미보일러는 지난해 겨울 퓨얼셀파워와 한국바스프 등이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지은 고효율 주택 ‘3리터 하우스’의 난방부문에 참여한 상태다.

귀뚜라미는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폐열을 회수해 난방용으로 바꾸는 보일러 기술을 적용해 보일러도 친환경적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경동보일러도 연료전지 업체인 GS퓨얼셀과 기술협력 조인식을 갖고 가정용 연료전지를 이용한 난방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사업은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주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다.

지난 2003년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향후 5년간 연료전지 자동차에 12억불을 투자하고 미국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선포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연료전지는 수소를 에너지로 이용하는 시대의 문을 여는 열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나라도 수소연료전지사업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석유중심의 경제구조를 수소경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상태다.

당시 산자부 이희범 장관은 “수소경제가 도래하는 것은 기존의 성장위주와 자원패권주의의 세계 경제가 지속가능한 기술패권주의 경제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수소연료전지는 비단 자동차나 발전용 연료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가 수소연료전지를 놓고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논하고 있는 상황인 것을 감안하면 보일러회사들 역시 어떻게 난방부문에 적용할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수년 안에 가정용 수소연료전지가 상용화될 것이라는 소식이고 보면 수소연료전지 보일러를 선점하는 사업자가 보일러 시장의 패권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도 지나친 비약은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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