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320여 주유소, 정유사와 거래관계 정리하고 알뜰주유소 전환에 동참

정부 혜택 받는 알뜰주유소와 경쟁 더 이상 못 버텨 전환 선택

자영‧농협고속도로 알뜰 아닌 제4 알뜰로 ‘주유소협회 알뜰’ 인정 요구

값싼 기름 혜택 국민 모두 혜택 되도록 전체 주유소 알뜰화 필요

한국주유소협회 전라북도회 김준영 회장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한국주유소협회 전라북도회가 석유공사의 ‘자영주유소 죽이기 정책’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전라북도 내 자영주유소 전부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해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부터 전북도회는 알뜰주유소 전환을 희망하는 자영주유소 사업자들을 모집해 총 320여명의 사업자들이 그동안 유지해온 정유사와의 거래관계를 정리하고 알뜰주유소로 전환에 동참했다.

수십년간 유지해온 정유사와의 거래만으로는 정부와 석유공사의 혜택을 받는 알뜰주유소와의 경쟁을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전북도회는 석유공사가 주도하는 알뜰주유소가 아닌 희망하는 주유소 모두가 전환할 수 있는 주유소협회 차원의 알뜰주유소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주유소협회 전북도회 김준영 회장을 만나 제4 알뜰주유소 도입을 요구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 진행사항에 대해 들어봤다.

▲ 석유공사 자영알뜰이 아닌 별도 주유소협회 알뜰을 요청하고 있는데 석유공사 자영알뜰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 국민의 세금을 통해 운영하는 석유공사에서 자영알뜰과 농협, 고속도로주유소 등 전체 주유소 중 11%의 알뜰 주유소에만 혜택을 주고 일반주유소를 차별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알뜰 주유소 도입 취지인 소비자 가격인하 효과 보다는 알뜰주유소의 수익만 확대되고 나머지 89%의 일반주유소는 공급가격이나 예산지원 등에서 차별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0년간의 알뜰주유소 운영과정에서 나타나듯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영알뜰이나 농협,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에 국한된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유소협회 전북도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영알뜰이나 농협, 고속도로 알뜰이 아닌 제4의 알뜰주유소인 주유소협회 알뜰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협회 알뜰은  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싼 석유제품의 혜택을 대다수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조건 없이 모두 알뜰주유소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다.
 
▲ 알뜰주유소 전환 참여 주유소가 320여곳으로 적지 않은데 협회에서는 어떤 의미로 해석하고 있는지?

- 2011년부터 운영돼 전체 주유소의 약 11%를 차지하는 석유공사 주도 알뜰주유소는 정부 세제혜택과 더불어 일반주유소는 기대할 수 없는  낮은 단가로 유류를 공급 받으면서 불공정한 경쟁 속으로 일반주유소를 몰아 넣고 있다.

차별의 결과 일반 주유소는 이윤을 포기 한다 해도 알뜰주유소와 경쟁상대가 될 수 없어 폐업의 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이런 가운데 공정하고 투명한 석유유통시장 환경조성에 집중해야 할 석유공사는 오히려 각종 인센티브를 미끼로 주유소 판매가격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11%의 알뜰주유소에 국한된 지원정책을 통해 일반주유소와 불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장하고 있으며 일반주유소 사업자의 경영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협회가 추진한 알뜰주유소 전환신청에 많은 주유소들이 참여한 것은 알뜰주유소 정책에 동조하거나 찬성해서가 아니다.

더이상 석유공사의 일반주유소 죽이기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생각과 정부의 알뜰주유소 도입 취지인 소비자 판매가격 인하에 동참하기 위해 알뜰주유소로의 전환 신청을 하는 것이다.

▲ 알뜰주유소 정책의 어떤 점이 일반주유소를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 알뜰주유소를 통한 정부의 시장개입은 실제 소비자 가격 인하에는 제한적이고 불공정 경쟁으로 자원분배 왜곡 및 시장교란을 초래한다는 문제점이 국책연구원 연구를 통해 지적된 바 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홍우형 부연구위원(현 한성대 교수)는 '알뜰주유소 진입으로 인한 시장경쟁효과에 관한 연구'에서 알뜰주유소가격이 전환 초기 리터당 약 22-23원 감소에서 이후에는 약 15-17원 낮춰지는 것으로 수렴됐으며 알뜰주유소 진입 이후 인근 경쟁주유소들의 가격인하효과는 일시적으로도 나타나지 않아 알뜰주유소정책으로 소비자 후생증가라는 목표는 성공적으로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바 있다.

결과적으로 알뜰주유소 정책은 국내가격 안정에 극히 일부 기여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정부의 불균형한 차별적 정책으로 일반주유소는 판매량이 줄어들고 매출액이 감소하는 등 고사위기 속에 휴폐업 증가로 주유소 수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알뜰주유소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정부 목표인 10% 점유를 넘어 11%까지 증가했으며 판매량도 급격히 늘어 2018년 기준 전체 석유소비 중 16%를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 만으로도 일반주유소를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자영주유소의 차별정책 철폐를 요구하며 김준영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김준영 회장

▲ 일반주유소가 알뜰주유소와 비교해 어느 부분에서 차별적으로 취급받고 있는지

알뜰주유소의 도입취지가 일반주유소와의 가격경쟁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유류를 공급해 소비자에게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인데 11%의 점유율을 가진 알뜰주유소에는 일반 주유소들이 경쟁할 수 없을 정도의 낮은 가격에 공급해 일반주유소는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경쟁 할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차별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도입취지를 살리려면 불법 주유소가 아닌 희망하는 모든 주유소에 알뜰주유소를 허용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이미 1995년에 폐지된 거리제한을 통해 11%의 알뜰주유소에게만 혜택을 두고 있다.

올해도 오늘(12일)까지 2021년 정부 지원을 통한 알뜰주유소 전환신청을 받고 있는데 공고된 내용에는 신청 주유소 소재지 내 최인접 알뜰주유소와의 이격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별시나 광역시는 1km 이내 주유소는 제한하고 있으며 인구 10만 미만 시군구는 3km 이내로 제한하는 등 여전히 거리제한을 두고 있다.

주유소들 사이에서는 알뜰로 전환하면 '로또 맞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선별적으로 알뜰주유소 전환을 허용하면서 일반 주유소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허경선 박사는 '공공기관의 시장참여기능 분석'에서 차별적 혜택으로 인한 자원 왜곡과 시장교란 방지를 위해 공공기관의 경쟁중립성 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바 있다.

또한 연구에서는 경쟁중립성 관점에서 알뜰주유소 시설전환자금 지원과 세제지원, 석유공사시설의 무상 또는 저비용 이용 등 차별적 혜택을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허경선 박사는 석유공사의 '수익 Zero화' 정책이 장기적으로 시장질서와 공정경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정부와 석유공사의 시장참여사업 중단과 경쟁중립성 확보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결국 시장주체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감시해야 하는 정부가 석유공사를 통해 알뜰주유소 운영에 직접 참여해 알뜰주유소에 국한된 재정지원으로 시장 교란을 초래하고 선량한 민간사업자의 정당한 이윤 추구를 제한하며 특히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사업자에 국한된 각종 인센티브 제도로 일반 주유소 사업자는 최소한의 이윤추구도 못한 채 사지로 내몰리는 등 공공기관의 경쟁 중립성과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차별적이면서도 불공정한 개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와의 계약관계 문제도 있는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 그동안 정유사는 주유소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급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유류를 공급하고 있지만 일반 주유소는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못하고 공급받는 가격도 모른채 소비자에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유사들은 수십년 간 거래관계를 이어온 주유소 보다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해 석유공사에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200원까지 차이나는 낮은 가격에 공급하면서 일반 주유소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수십년 간 거래관계를 이어온 정유사를 믿었지만 알다시피 정유사 기름을 공급 받아선 알뜰주유소와 경쟁을 버텨낼 수 없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그간 거래해온 정유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알뜰주유소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이다.

▲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협회가 얻고자 하는 결과는 무엇인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소비감소와 2050탄소중립 등 신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 정책이 추진되고 있으며 모빌리티 변화 가속화 등 석유유통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석유유통사업자들이 경영악화를 호소함에도 이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이 관성적으로 알뜰 정책만을 고수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시대에 알뜰주유소의 도입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10%라는 선택 받은 특정 주유소만 혜택 받는 알뜰주유소를 폐지하고 희망하는 모든 주유소가 석유공사를 통해 유류를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협회는 값싼 석유제품의 혜택을 대다수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조건 없이 모든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