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증가 속도 빠른 에너지공기업, 정부 요금 개입도 한 요인
부채 증가 속도 빠른 에너지공기업, 정부 요금 개입도 한 요인
  • 김신 기자
  • 승인 2021.04.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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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박성용 조사관 ‘에너지·SOC 12개 공기업이 부채 80%’

방만 경영 더해 공공 요금 인상 억제 따른 원가 이하 요금제도 영향 미쳐

2019년 2조원대 순손실 기록한 한전 사례 들어 요금 원가 검증 제도화 주문

전기료 연료비 연동제 시행한 정부, 유가 인상 불구 2분기 전기요금 인상 유보

[지앤이타임즈 김신 기자]공공기관의 재무건전성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분야 공기업의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데 공공요금 인상 억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박성용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이 최근 분석한 ‘공공기관의 부채 현황과 재무건전성 제고 방안’에 따르면 300여 공공기관의 부채는 최근 들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시행 이후 2018년까지 감소 추세를 보이던 부채는 2019년에는 전년 대비 21조4천억원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재무결산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공공기관 자산 총액은 861조1000억원, 부채는 525조1000억원,당기 순이익은 6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2018년 대비 총 자산은 32조8000억원, 부채는 21조4000억원이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이 줄었다.

2018년까지 하락 추세였던 공공기관 총 부채비율도 2019년에는 156.3%로 직전의 155.2% 대비 1.1% 상승했다.

GDP 대비 공공기관 총부채 비율도 27.4%를 기록해 2018년의 26.5% 대비 0.9% 상승했다.

◇ 원가 미치지 못하는 공공요금, 재무건전성 악화

전체 300여 공공기관 부채는 에너지와 SOC 등의 일부 공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 시행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일환으로 부채 규모가 크거나 부채 증가를 주도한 중점 관리 대상 12개 기관을 선정, 관리중인데 이들이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약 8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에는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석탄공사 등 5곳의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박성용 입법조사관은 ‘12개 중점 관리 기관의 부채 증가 주요 원인은 보금자리 주택건설,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정책사업 추진 등도 원인이 있지만 기관 고유 사업의 투자 확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에 따른 비용 증가 등도 부채 증가의 한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자료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주목할 대목은 에너지 분야 공기업의 부채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공공요금 인상 억제에 따른 원가 이하 요금제 등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한 대목이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기와 가스, SOC 분야에서는 수도, 철도, 도로 등 5가지 공공요금 사업을 수행하는 한전이나 한국철도공사 등의 부채 증가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공공요금이 원가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전기 분야를 제시했는데 2018년과 2019년의 한전 및 발전자회사의 손실 발생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에 따른 전력판매단가 인하와 유연탄 가격 및 유연탄 개별소비세 인상 등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회예산처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18년 1조17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2조263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2018년과 2019년의 한전 및 발전자회사의 손실 발생은 주로 전력판매 단가와 구입단가 간의 차이 축소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박성용 입법조사관은 ‘정부의 공공요금 억제 정책은 공공기관 부채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고 공공서비스 요금을 원가 이하로 강제하는 것은 효율적 자원배분을 왜곡하고 공공요금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공공요금 사업 원가를 검증하는 절차를 제도화하고 공공기관이 스스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도록 유인동기를 마련할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요금 책정과 관련해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 시행중인데 정작 유가가 오르자 물가 상승을 우려해 요금 산정에 개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는 매 분기마다 직전 3개월간의 평균 연료비에서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를 뺀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주기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료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발전에 투입되는 연료의 비용이 내려가면 그만큼 전기요금은 낮아지고 연료비가 인상되면 오르는 방식인데 벌써부터 사문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상당 폭 상승하면서 2분기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 이후 7년여 만에 인상될 것으로 예측됐는데 정부와 한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하겠다고 결정했고 정부가 전기요금 결정에 또다시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