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째 주 유류세 비중 62.44%, 소비자 세액은 906.65원

3월 다섯째 주 59.81%로 줄었는데 세금은 917.49원으로 늘어

교통에너지환경세 등 종량세는 유가와 무관하게 안정적 세입

관세·부가가치세는 유가 변동에 연동된 종가세로 실제 세액에 영향

세금 종류 다양하고 고율, 종가+종량 등 복잡한 구조로 소비자 착시

[지앤이타임즈 김신 기자]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제 세액은 늘어나고 있다.

휘발유에 부과되는 유류세 구조가 종량세(從量稅)와 종가세(從價稅)가 혼합된 복잡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2~3월 휘발유 소비자 가격 중 세금이 평균 61.23%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주간 단위로는 2월 첫째 주 휘발유 세금 비중이 62.44%로 가장 높았고 3월 다섯째 주에 59.81%로 가장 낮았다.

그런데 세금 비중이 낮은 시점에 오히려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액은 높아졌다.

감시단 자료에 따르면 2월 첫째 주 휘발유 유류세는 1리터에 906.65원이었는데 3월 다섯째주에는 917.49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자 가격 중 유류세 비중은 2.63%p 낮아졌는데 실제 징수액은 리터당 10.84원이 높아진 것.

◇ 지난 해 휘발유 세금 11조원 넘어

휘발유에는 원유 수입 단계에서 부과되는 관세와 수입부과금을 비롯해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지방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이 징수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석유품질검사수수료도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징수 방식이 이원화되어 있다.

유류세 대부분은 물량 대비 일정액이 부과되는 종량세(從量稅)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종량세는 휘발유 1리터당 일정액이 부과되는 구조인데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대표적으로 529원이 고정 부과된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와 26%가 각각 부과되는 교육세와 지방주행세도 휘발유 1리터당 79.35원과 137.54원이 징수되는 종량세 방식이다.

이들 3가지 유류세만으로도 휘발유 1리터당 745.89원이 고정 부과되고 있다.

휘발유 원료인 원유의 수입단계에서 부과되는 3%의 관세, 휘발유 도소매 유통 과정에서 매겨지는 10%의 부가가치세는 거래 가격에 따라 세액이 변동되는 종가세(從價稅) 구조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부과 세율 만큼 징수액이 낮아지고 유가가 상승하면 그만큼 오르게 되는데 휘발유 유류세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외에도 리터당 16원의 석유수입부과금, 0.469원의 석유품질검사수수료 등이 추가되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종량세와 종가세가 혼합 적용되는데 이중 종량세 부과액이 높아 유류세 비중과 실제 소비자 부담액 사이에는 착시 현상이 발생한다.

국제유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올라갈 때 교통에너지환경세 같은 종량세금은 고정되어 있어 전체 소비자가격 중 비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분모인 휘발유 소비자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 등으로 높아지는데 분자인 유류세는 종량 구조 경향이 높아 변동이 적어 유가가 올라갈 때 소비자 가격 중 세금 비중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 부담하는 세액은 오히려 늘어나는데 휘발유에 부과되는 또 다른 세금인 부가가치세 같은 종가세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각각 3%와 10%의 세율이 적용도는 관세와 부가가치세는 유가 변동에 직접 반응해 변동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올라가면 징수액도 높아져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액을 올리는 효과를 유발한다.

최근처럼 국제유가가 인상되는 시점에 통계적으로는 소비자 가격중 유류세 비중이 줄어들지만 실제 부담액은 커지는 일종의 착시현상이 유발되는 셈인데 고율의 세금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징수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휘발유 등 일부 유종에 집중되는 유류세 체계 개편에 대한 석유업계나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지난 해 소비자들이 휘발유 구매 과정에서 부담한 세금은 11조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 집계한 ‘2020년 휘발유 세금 징수액’은 총 11조2912억원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세금은 2019년 10조9798억원을 기록해 한 해 사이 3114억원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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