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정부가 최근 4차 친환경차 기본 계획을 확정했는데 향후 확대 보급 속도가 상당히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2020년 기준 82만대이던 친환경차 누적 보급 댓수는 2025년 283만대, 2030년에는 785만대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친환경차는 2025년 신차 판매의 51%, 2030년에는 83%를 점유하게 된다.

친환경차 전환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차량 구입은 물론이고 연료 보조금을 비롯해 각종 세제 감면, 기술 개발 자금 지원, 충전 인프라 보급 등 다양한 정부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저공해자동차가 늘어나는 것은 지구 환경적으로 바람직하다.

다만 산업 생태계 전환 과정에서 쇄락하는 산업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내연기관 연관 산업이 그렇고 화석연료 제조, 유통 산업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이 최근 발간한 ‘E-mobility 성장에 따른 석유 산업 대응 전략 연구’에 따르면 정부가 확정한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근거해 석유 수요 저감 조치들이 실행될 때 기준 시나리오를 적용해도 2040년 경유 수요의 37.7%, 휘발유는 37.7%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 정유산업 전체 수익의 2/3가 경유와 휘발유 판매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쇄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석유 소매 창구인 주유소는 2019년 기준 1만1,509곳에서 2040년에는 74%가 줄어든 2,980곳만 생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경 연구위원은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대기오염 저감이라는 시대적 사명에 따라 부득이하게 정부가 수송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게 될 경우 석유산업 전반에 미치게 될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를 최소화하는 정부 및 공공부문 차원의 대응수단을 마련하는 것‘을 정의로운 전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번에 확정된 친환경차 기본계획은 ‘환경친화적 자동차 개발 보급 촉진법’에 근거해 친환경차 확산 방안을 담아야 하니 굳이 내연기관자동차나 석유 산업 위축을 염려하는 내용이 담길 이유는 없다.

다만 전기·수소차의 정책적 확대 보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야기되는 기존 전통 산업의 피해를 염려하고 대책을 마련하려는 별도의 고민과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나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에너지 전환의 경험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 후반의 ‘주유종탄(主油從炭)’ 과정에서 정부 주도로 채산성이 떨어지는 탄광을 폐광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이미 겪어 왔다.

정부가 ‘폐광지역 개발지원 특별법’까지 제정하며 폐광 지역과 주민 경제 활성화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등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과정도 지켜보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와 수송 수단의 보급 성과만 자랑할게 아니라 정부 정책 영향으로 쇄락의 길이 예고되어 있는 석유 산업에 ‘정의로운 전환’이 동시에 고민되는 노력과 성의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