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또 줄었는데 알뜰 상표는 5.1% 증가
주유소 또 줄었는데 알뜰 상표는 5.1% 증가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1.01.2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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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도 1년새 0.6%p 늘어…10.9% 차지

자영알뜰 증가세 주도, 1년새 37곳 증가…435곳 영업 중

공적 영역 농협‧고속도로 알뜰 상표도 각각 18곳‧5곳 증가

전체 주유소는 0.6%, 97곳 감소, 수익 악화 속 내리막 지속

'구조조정 속 홀로 증가 알뜰, 정부 특혜 반증' 지적도 제기
 

[지앤이타임즈] 지난 해 전체 영업주유소 수는 74곳 감소했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알뜰주유소는 오히려 늘어 60곳이 증가했다.

석유 소비 감소와 마진 축소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는 일반 주유소들은 문을 닫는데 정부 주도 알뜰주유소의 몸집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본 지가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정보망 오피넷에 등록된 주유소를 분석한 결과 지난 해 12월 기준 전국 영업 주유소 수는 총 1만 1,369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1만 1466곳과 비교하면 0.6%에 해당되는 97곳이 감소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알뜰주유소의 일방적인 성장세이다.

자영알뜰과 농협, 고속도로 등 알뜰 상표로 영업중인 주유소는 1,243곳에 달했다.

전년 동기의 1,183곳과 비교하면 5.1%, 60곳이 늘었다.

특히 정부가 알뜰주유소 상표를 론칭하며 목표로 제시했던 주유소 시장 점유율 10%도 훌쩍 넘었다.

지난 해 12월 영업주유소 수 1만 1,369곳 대비 알뜰주유소 비중은 10.9%를 차지한 것.

전년 동기의 10.3%와 비교해도 0.6%p 높아졌다.

◇ 낮은 공급가격에 알뜰상표 선호

알뜰주유소는 자영과 도로공사, 농협 등 모든 알뜰 브랜드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자영 알뜰주유소는 435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곳이 늘었다.

자영 알뜰주유소 증가 요인은 코로나19와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공급가격 격차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해 코로나 19 팬데믹이 지구촌을 강타하면서 하늘길이 봉쇄되고 도로 이동 제한 등도 강화되면서 석유 소비는 급락했고 천문학적 손실을 입은 정유사들은 정제 가동율을 축소하며 60~70%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석유공사, 농협, 도로공사 등과 알뜰주유소 공급·위탁 계약을 맺은 정유사들은 코로나 19 팬데믹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약정단가에 공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며 자신들의 상표를 달고 있는 주유소 대비 알뜰에 유리한 거래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업계의 설명이다.

2019년 9월 실시된 알뜰 공급 입찰 계약서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현물 석유 가격인 MOPS 월평균단가에 ± α를 적용받아 공급해야 한다.

공급 물량도 계약 시점 이후 2년 동안 50억 리터 ± α로 설정됐다.

지난 한 해 코로나 19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천문학적 재고 평가 손실이 발생했고 가동률을 줄이면서 주유소 공급 단가가 높아졌는데 알뜰 가격은 계약 공식 대로 유지되면서 역차별 현상도 발생했다.

실제로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거래하는 알뜰주유소들은 지난 해 5월 말에서 6월 초 일반주유소 보다 리터당 80원 정도 낮은 가격에 공급받았다.

유리한 계약 단가로 알뜰용 수요가 몰리면서 석유공사는 계약 정유사에서 석유 구매를 대폭 늘렸고 계약 기간이 1년 3개월 여 지난 시점인 지난 해 말에 이미 2년 약정 물량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알뜰 공급 계약을 맺은 정유사들은 석유공사 등이 주문한 석유 공급이 지연되거나 미출고되면 지체보상금을 지불하도록 약정되어 있어 공급 측면에서도 우선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일반 주유소 대비 경쟁력있는 가격대에 안정적인 물량을 구매할 수 있는 알뜰 상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정유사 상표 등에서 알뜰로 전환하는 사례가 지난 해 특히 많았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 정유사 관계자는 "정제마진 등 시장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계약 물량을 넘어서 계속 공급해달라고 주문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일반 주유소 보다 유리하게 책정된 알뜰주유소 계약 가격으로 계속 공급하는 경우 소수 알뜰주유소 때문에 정상적인 유통 생태계가 교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공적영역 농협‧고속도로 알뜰은 계속 확장 중

자영 알뜰주유소와 달리 정부의 직간접적인 영향권 아래 있는 도로공사와 농협 알뜰 주유소 역시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농협알뜰주유소는 624곳이 영업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606곳에서 18곳이 늘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역시 지난해 12월 기준 184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5곳이 증가했다.

농협의 경우 중앙회 차원에서 1조합 1주유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석유유통업에 신규 진입하는 조합들이 꾸준한데 정책적으로 알뜰 상표를 도입하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고속도로 알뜰 역시 신설 고속도로가 꾸준히 건설되면서 주유소도 동반 설치중인데 도로공사가 일괄적으로 알뜰 상표를 도입하면서 그 수가 늘고 있다.

이처럼 비 알뜰주유소는 감소하는데 정부 지원을 통한 알뜰주유소 확장세가 지속되면서 역차별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주유소협회 심재명 팀장은 “석유유통업이 심각한 수익 악화로 구조조정에 놓여 있는데도 알뜰주유소 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정부의 알뜰 정책이 특혜가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일반 주유소들은 꿈도 꾸지 못할 낮은 공급가격과 인센티브를 지원 받고 있고 알뜰주유소간 거리 제한으로 업역까지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알뜰주유소 전환 신청 시기가 되면 알뜰전환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회원사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실제 알뜰주유소에 대한 이런 특혜들이 소비자에게 얼마만큼 돌아가는지, 알뜰 정책이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잘 기능하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