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주유소 전량구매계약 강요 금지…표준계약서 제정
공정위, 주유소 전량구매계약 강요 금지…표준계약서 제정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1.01.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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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68.9% 전량계약 중…타사제품 구매 불이익도 금지

사후정산 산정기준 확인요청권 부여…정유사 30일내 답변해야

시설지원 채무 중도상환 시 계약 중도해지 가능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지앤이타임즈] 정유사가 주유소와 계약 체결시 전속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발주 후 공급가격 변동시 공급가격 산정기준의 확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표준계약서가 제정됐다.

표준계약서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확립하고 거래지위상 우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약관 등에 대한 피해를 막고자 거래 당사자 간의 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법적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서 작성에 대한 기준으로 작용해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높다.

앞서 지난해 8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석유유통업종과 가전‧의료기기 업종에 대한 표준계약서 도입을 검토하기 위해 공급자와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다만 공정위의 대리점법에 근거한 ‘대리점’은 석유사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석유대리점’과는 차이가 있다.

석유사업법에 따른 ‘석유대리점’은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의 중간 유통업자 개념이다.

하지만 공정위 대리점법에 따른 ‘대리점’은 공급업자로부터 상품을 공급받아 소비자나 소매업장에게 재판매하거나 위탁판매하는 사업자로 주유소도 대리점에 해당한다.

공급업자는 생산한 상품을 대리점에게 공급하는 사업자로 정유사가 해당한다.

◇ 판매목표 강제‧경영활동 간섭 가능성 확인

공정위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석유유통 업종은 정유사와 주유소간 직거래가 활발하며 판매목표를 제시하고 미달성시 결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등 판매목표 강제 행위 가능성이 파악됐다.

또한 다른 사업자의 제품 취급 금지를 전제로 공급하는 등 경영활동 간섭 행위 가능성도 나타났다. 

이에 공정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급업자‧대리점 및 관계부처 의견 조회 등을 거쳐 석유유통‧가전‧의료기기 3개 업종의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했다.

이번에 제정된 표준대리점계약서는 합리적 거래조건의 설정과 안정적 거래의 보장, 불공정관행의 근절을 위한 업종별 규정과 공통 규정을 담고 있다. 

◇ 전량구매 강요 금지…타사 구매 불이익도 금지

공정위 실태조사 결과 주유소는 전속거래 비중이 68.9%로 높은 업종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른 공급업자의 제품을 취급하지 않도록 강요하는 전속거래 강요를 금지하고 다른 공급업자 상품 취급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것을 금지했다.

발주 후 공급가격을 확정해 발주 시 공급가격과의 차액만큼 대금을 정산하는 사후정산 거래가 응답자의 67.4%로 높게 나타남에 따라 대금정산 합리화를 위해 공급가격 산정기준에 대한 확인요청권을 규정했다.

상품 발주 후 공급가격이 변동되는 경우 주유소가 그 변동내역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산정기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공급업자는 이에 대해 30일 내에 답변하도록 했다.

주유소 지원조건 합리화를 통해 자금‧시설물‧전산시스템 등 공급업자의 지원 사항은 별도 계약 또는 약정서로 정하도록 했으며 주유소가 지원 관련 채무를 완제할 경우에는 해당 약정을 중도 해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정유사와 지원 약정 시 약정기간 동안 주유소에게 약정물량 구입 의무가 부여되는데 주유소가 관련 채무를 중도상환할 경우에도 약정해지가 불가해 해당 의무가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표‧상호 등 공급업자의 상품을 식별하게 할 목적으로 고안된 표시 등의 사용이나 계약 해지에 따른 제거비용은 협의로 결정하도록 했다.

◇ 신규 출점 시 인접지역 주유소에 사전통지

공통 규정사항으로 부당한 납품 거절 금지와 거절시 주유소의 확인요청권, 최소계약기간,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 시 위험분담 기준 등을 명시했다.

안정적 거래 보장을 위해 최초 계약시점으로부터 일정기간 계약이 보장될 수 있도록 대리점에게 계약갱신요청권을 부여했으며 중대한 계약 위반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급업자는 계약 갱신 요청을 수락하도록 했다.

상품의 하자나 주문내용과의 불일치, 구매의사 없는 상품의 공급 등 반품 사유를 명시하고 추가적으로 협의를 통해 반품사유를 정할 수 있게 했다.

공급업자의 귀책사유에 의한 반품비용이나 공급업자의 부당한 반품 거부‧지연‧제한 등으로 인한 비용은 공급업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또한 주유소에게 반품 관련 구체적 사항에 대한 협의 요청권을 부여했다.

시정 요구 없이 서면에 의한 통보로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즉시해지 사유를 어음‧수표의 지급거절, 회생‧;파산절차의 개시, 주요재산에 대한 강제경매, 주요 거래품목 생산중단, 불공정행위, 위법행위, 사회 상규에 반하는 행위 등 한정적으로 제시했다.

즉시해지 사유 외 계약의 중대한 위반이 있을 경우 해지 사유를 30일 이상의 기간 동안 2회 이상 서면으로 시정요구 후 그 기간 내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해지하도록 했다.

특히 신규 출점 시 인접지역 주유소에 사전통지 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표준계약서가 불공정거래관행의 예방과 상생 발전을 위해 준수해야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담고 있어 주유소의 권익 신장과 공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공정위는 설명회 등을 통해 표준계약서의 취지와 내용 등을 상세하게 홍보하고 공정거래협약제도와 연계해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시 단일기준 가장 큰 배점을 부여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직권조사 면제와 표창 수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표준계약서 사용을 적극 독려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