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석유 확보 비상 걸린 도로공사 알뜰주유소, 왜?]
[단독 : 석유 확보 비상 걸린 도로공사 알뜰주유소, 왜?]
  • 정상필 기자
  • 승인 2020.11.27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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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용 석유 공동구매 주체 석유공사, 수급난에 공급 차질

2년 약정 물량 1년 3개월만에 초과, 추가 요청에 정유사 난색

가동률 축소 불구 유가 회복 따라 일반 주유소 구매 요청 늘어

‘전국 최저가 정책 앞세워 판매량 늘린 알뜰이 수급난 자초’ 지적도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들이 석유 수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가 꼬리를 물고 있는 한 고속도로 주유소 전경.(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들이 석유 수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은 자동차가 꼬리를 물고 있는 한 고속도로 주유소 전경.(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지앤이타임즈]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알뜰 주유소들이 석유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알뜰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석유제품을 공동 구매하는 석유공사의 제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알뜰용 석유 공급처로 선정된 정유사에게 추가 공급을 요청중인데 공동구매 입찰에서 약정한 공급량을 이미 크게 초과한 상태라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정유사들은 코로나 19 팬데믹 영향으로 정제 가동률을 축소하면서 생산량이 타이트해져 추가 공급 여력도 없다는 입장이다.

◇ 계약 약정 물량 이미 초과, 추가 공급 여력 없어

정부 석유유통 상표인 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가 석유 공동 구매와 자영 알뜰 주유소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 해 9월 농협 알뜰 브랜드인 NH-OIL 주유소를 대표한 농협경제지주와 공동으로 오는 2021년 8월 까지 2년 기간의 공동 구매 납품 정유사를 선정했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 충청권 등 중부권은 SK에너지, 나머지 지역인 남부권은 S-Oil이 각각 선정, 공급중이다.

계약 물량은 2년 동안 중부권과 남부권 등에서 각각 25억 리터씩 총 50억 리터이고 일정 규모 이내에서 덜 구매하거나 추가 구매를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계약 체결 이후 정유사들이 공급한 석유제품이 1년 3개월 여 만에 이미 2년 약정 물량을 초과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정유사 정제 가동률이 축소되고 국내 석유 소비도 줄고 있는 상황에서 당초 계약 물량을 초과한 공급 요청을 받아 들일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분위기이다.

◇ 석유공사 수급 어렵자 도로공사 나섰지만

고속도로주유소 운영 주체인 도로공사도 독자적으로 공동 구매 알선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대오일뱅크를 공급사로 선정했는데 역시 연간 약정 물량을 초과해 추가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들은 알뜰 상표를 총괄 관리하는 석유공사로부터 판매 석유제품 중 일정 비중을 구매하고 있다.

다만 나머지 판매 물량은 공급선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데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구매 선택권을 넓히겠다며 도로공사도 별도의 공급 정유사를 선정, 관리중이다.

이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최근 석유공사 수급이 원활하지 않자 현대오일뱅크 측에 공급을 요청했는데 역시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측은 도로공사와 맺은 공급 약정 물량 한도가 이미 초과됐고 정제 역마진이 발생하면서 생산량을 줄이는 상황에서 고속도로 주유소의 초과 공급 요청을 받아 들일 여럭이 없다는 입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의 유가 상승 기조 속에서 정유사들이 알뜰용 석유 공급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관계자는 ‘석유 수요가 살아 날 기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상승 기조를 유지하자 시세 차익을 노린 정유사들이 의도적으로 알뜰주유소 석유 공급을 거부하거나 늦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추가 공급 여력이 없고 내수 시장 장악력이 커지는 알뜰주유소에 무한정 공급해달라는 요구도 무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 기류를 보이며 내수 기름값 인상 기대감이 커지자 정유사들과 공급 계약을 맺은 계열 주유소들의 구매 요청이 몰리고 있지만 이 조차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정유사 관계자는 “코로나 19 여파로 정유사들은 가동률을 줄였고 내수 소비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데 고속도로를 비롯한 알뜰주유소들은 여전히 전국 최저 가격을 유지해 판매량을 파격적으로 늘리면서 정유사와 맺은 약정 물량까지 초과해 석유를 공급해달라고 한다"며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불공정한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계약 기간 종료를 9개월 여 남긴 상황에서 알뜰주유소 입찰에 명시된 공급 한도가 이미 초과돼 공급사로 선정된 정유사들이 추가로 공급하는 방향을 선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