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경쟁력 확보 위한 노력은 에너지기업 핵심경쟁력
30년 뒤 보고 막대한 투자, ‘체리피킹’은 잘못된 가정
개별요금제, LNG 직수입 힘든 중소발전사에 순기능

확대되는 LNG 직수입, 가스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② 급변하는 LNG 시장, 직수입 확대·개별요금제 시대 열다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국내 LNG 직수입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천연가스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물론 발전공기업까지 직수입 확대에 뛰어들었으며, 한국가스공사는 이에 대응 기존 평균요금제 대신 개별요금제를 본격 도입했다.

직수입이 처음 시작된 2005년 1%(41만톤) 수준에 불과했던 직수입 물량은 지난해 18%(726만톤)까지 증가했다. 특히 2025년이면 현재 물량의 2배에 달하는 연간 1500만톤 이상이 직수입으로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가스공사 노조는 LNG 직수입 확대가 공급비용 상승과 이에 따른 소비자요금 증가, 물량 추가 이탈로 도미노효과를 일으켜 천연가스의 안전‧안정적 공급에 차질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직수입사들은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국가 에너지 수급 및 전기가격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에 접안해 있는 LNG선

◆ “개별요금제 아니었으면 이미 직수입 추진”

A발전사 사장은 최근 몇몇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 카드를 안꺼내들었으면 이미 LNG 직수입을 확정, 추진했을 것”이라며 “현재 개별요금제와 직수입 중 어느 방향이 회사에 이익이 될지 내부 TF팀을 만들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미국 셰일가스 붐을 계기로 국제 가스시장이 변화하며 이제는 가스공사 평균요금제 보다 직수입 가격이 저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직수입을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물량이 많지 않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슷한 규모의 발전사들과 공동으로 설비를 이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글로벌 LNG 시장은 기존의 장기계약에서 단기계약을 추구하는 상업적 거래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가스공사 채희봉 사장 역시 올해 국정감사에서 직수입이 확대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국제 LNG 시장 가격이 가스공사의 평균요금제보다 저렴해서 그렇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렇다면 직수입사들은 가스공사 노조가 주장하는 직수입 확대 폐단(공급비용 및 소비자요금 증가, 천연가스 수급 불안정 야기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B발전사는 가스공사가 개별요금제를 통해 LNG 직수입 폐단을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그간 직수입사들이 에너지사용 편익에 이바지한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B발전사 관계자는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료를 싸게 사오려는 노력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 기업의 핵심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5~2018년 가스공사보다 톤당 2만2231원~8만189원 가량 저렴히 도입한 중부발전을 예로 들며 직수입 역시 국가 에너지 수급 및 전기가격 안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스공사 노조측에서 천연가스 국제 가격이 쌀 때만 들여오는 직수입자들의 체리피킹(Cherry Picking) 탓에 공사의 수급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어 개별요금제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천연가스 국제 가격이 쌀 때만 들여온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모 민간 기업이 직수입을 철회한 사례가 있었지만 그 때와 달리 현재는 향후 20~30년 뒤를 바라보고 LNG 터미널 등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만큼 ‘국제 LNG시장 악화로 직수입 예정자의 직수입 포기’는 잘못된 가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LNG 직수입이라는 것이 규모감은 물론 글로벌 협상력 등이 필요한 만큼 일반 중소 발전사들이 자체 소싱능력을 갖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그런 점에서 가스공사가 이들을 위해 개별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순기능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도 도입에 있어 개별요금제 적용기업들과 직도입 사업자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 및 제도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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