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4년간 6GW 수전해 설비 설치, 일본도 기술개발 박차
美 가스유틸리티 그린수소 시범 프로젝트 추진 확대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해외 선진국들이 기존 그레이 수소(화석연료로부터 생산)의 한계성을 인식,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수소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그린수소 시대에 발빠르게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는 LNG 추출 방식과 같은 그레이 수소가 가장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방식이 2030년까지는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향후 파리기후변화협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저탄소·재생 수소생산방식의 확대가 필수인 상황.

그린수소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원으로 물을 전기분해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 그린수소 의무구매제도 도입 등 대응책 마련해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그린수소 생산 방식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정태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관악을)은 ‘EU는 향후 4년간 6GW의 수전해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며, 일본은 해외수소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수전해 기술 강화를 병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입 뿐만 아니라 수전해 생산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연구단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간 전력소비량이 우리보다도 적은 독일은 2035년까지 그린수소 중심으로 10GW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고, EU 역시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의 25%를 그린수소 생산에 사용할 계획으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주정부의 조사, 단계적 천연가스 이용 폐지에 대한 요구 등으로 ‘가스 유틸리티’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되면서 그린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세계에너지시장 인사이트에 따르면 오리건 주의 노스웨스트 내츄럴 홀딩(Northwest Natural Holding)은 유진 워터 앤 일렉트릭 보드(Eugene Water and Electric Board)와 제휴해 2~10MW 규모의 그린 수소 생산설비 개발에 착수했다.

노스웨스트 내츄럴은 자사의 가스 공급망에 수소를 혼합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메탄화(methanation)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 합성천연가스(synthetic natural gas)를 생산하기 위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이 기업은 메탄화 프로젝트 진행을 가속화, 대규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생산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전원과 물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으나 메탄화 공정에 필요한 충분한 이산화탄소 공급과 더불어 수소자동차 충전소 개발 기업과 같은 수소 수요처의 확보가 설비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네소타 주의 센터포인트 에너지(CenterPoint Energy)는 그린수소 생산 후 소량을 자사 가스 공급망에 혼합해 수용가에게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센터포인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 배출을 대량 저감하기보다 향후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할 경우 필요한 수소 생산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연구로 간주하고 있으며, 수소 이용은 피크 시간대에 이미 프로판과 공기를 주입하는 지역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강관의 취화(embrittlement), 누출, 최종 사용기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포함해 수소 주입에 따른 위험을 안전하게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수소취화란 금속에 수소가 흡수되면서 금속이 파괴되기 쉬운 상태가 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흡수된 수소의 양과 금속 소재의 미세구조에 따라 취화 정도가 달라린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 사우스 캘리포니아 가스(Southern California Gas)는 수소 생산 관련 프로젝트 30여개를 연구하고 있다. 이중에는 사용 지점이나 인근 지역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소형 장비를 보급하는 데 중점을 둔 프로젝트도 포함되며, 이는 하나의 설비에서 대량의 수소를 생산하는 것보다 사용 지점과 인접한 곳에서의 수소 생산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는 태양광을 이용해 천연가스와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소형 수증기 메탄 개질(steam methane reforming) 프로젝트이며, 이 같은 기술 적용 시 현장에서 생산된 수소를 가스공급망에 주입할 수 있으며 기존 가스관을 이용해 새로운 인프라 건설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외에 여러 가스 유틸리티가 수소 생산・공급・저장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기 위해 텍사스 주에서 H2@Scale이라는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3년에 걸쳐 진행되는 H2@Scale은 미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유틸리티 중 텍사스 가스 서비스(Texas Gas Service)는 부지 개발과 인프라 제공 등에 참여하고, 사우스 캘리포니아 가스는 자금을 조달하고 전문 지식과 기술 자문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 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진 그린수소 생산능력을 조기에 고도화하기 위해 그린수소만을 대상으로 하는 의무구매제도를 도입하고, 중장기 수소경쟁력 확보를 위해 그린수소터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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