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날 더 많은 군 수소SUV, 내년 27대 구매 예산 확보

운행 경험 없는 수소 버스, 저상형 불구 15대 구매 계획

국회예산정책처 ‘의전용 구매 지양, 활용도 감안한 계획 수립해야’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군에서 구매한 수소SUV 중 일부는 네 달 동안 10일 운행하는데 그쳤다.

수소버스는 운행해본 경험도 없고 현재 시중에 출시된 차량은 저상형으로 군부대 적합성 여부가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내년에 15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수소버스는 차량 한 대당 7억5000만원에 달한다.

현 정부의 수소 경제 확산 분위기 속에 국방부도 수소 차량 도입 대열에 뛰어 들고 있는데 군 활용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내년 도입 계획중인 상용차량 관련 예산 중 수소차 구매 비용을 대폭 증액했다.

국방부가 도입하는 상용차량은 승용차‧버스‧상용지프‧상용트럭 등으로 내년 구매 예산으로 올해 보다 10% 늘어난 2289억900만원이 편성됐다.

이중 수소차량 구매 예산은 5.7%에 해당되는 131억9000만원이 책정됐다.

수소차량 구매를 위해 올해 확보한 예산이 2억8000만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내년 예산은 무려 4610.7%가 증액된다.

<자료 출처 : 국회예산정책처>

차종별로는 수소 버스 15대, 수소 SUV 27대 등 총 42대를 구매한다.

수소 차량 1대당 3억1404만원의 구매 비용이 소요되는 것.

국방부가 파격적으로 수소 상용차 확대 보급 계획을 수립한 배경은 현 정부가 신성장동력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수소경제 육성에 참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현대차,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과 ‘수소 활용을 위한 상호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 정부 부처 중 국방부 차량 운용 규모가 가장 커서 수소차량 도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내년 예산안을 편성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방부가 수소 상용차 도입을 성급하게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내년 상용 버스 15대를 신규로 도입할 계획인데 이들 차량 모두 수소버스로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수소버스 1대당 평균 단가는 7억5000만원상당으로 일반 상용 버스 대비 4배 이상 비싼데 군 당국이 수소버스를 운영한 경험이 없고 군이 운영하는 기존 상용버스와 차량 제원 차이도 상당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

◇ 수소버스, 저상형에 고속도로 주행도 불가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현재 상용화된 수소버스는 시내버스 용도로 사용되는 저상형 차량으로 승차 인원이 25명으로 적다.

최고 속도도 시속 80km에 그쳐 고속도로 주행이 불가능하고 1회 충전시간은 50분으로 길다.

군에서 활용하는 상용버스의 활용 용도를 수소버스가 대체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현재 상용화 되어 있는 저상형 모델보다 개선된 광역형 모델이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신형 수소버스 모델이 조만간 출시될 예정으로 각 차량의 제원을 감안해 군에서의 활용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해 구매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수소버스를 일부 구매해 시범 운영한 후 활용 적합성이 검증되면 군 소요를 판별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 운행 경험 있는 수소SUV, 활용도는 크게 낮아

이미 구매한 수소차량 활용도가 크게 미흡한 상황에서 추가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방부는 2019년 이후 지난 해까지 총 5대의 수소SUV를 구매, 운영중이다.

하지만 수소SUV 중 운행기간이 가장 오래된 차량의 1년 기준 운행 거리는 2400km에 불과했다.

인근 수소충전소와의 거리가 가장 먼 공군 수소SUV는 2개월 동안의 운행 거리가 205km에 그쳤다.

운행 일수 역시 국방부 근무지원단에 배치된 수소SUV의 경우 네달 중 10일에 그쳤다.

수소SUV 운행이 저조한 배경에 대해 국방부는 수소충전소가 제한적인 점을 꼽고 있다.

실제로 수소충전소는 9월 기준 전국 47곳에 불과해 군용으로 활용되는 군부대 수소SUV의 충전 접근성은 더욱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방부는 내년 수소SUV 구매 예산으로 18억9000만원을 편성했고 차량 한 대당 7000만원대인 수소SUV 27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하는 수소차량이 운행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장점으로 강조되고 있지만 단순히 수요 선도를 위한 구매에서 나아가 충분한 활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순 의전용 목적으로 수소SUV를 배치하는 것은 지양하고 각 군에서 운영하는 상용차량 운행빈도 및 거리를 고려해 각 군 내에서도 실제 활용도가 높은 목적으로 수소차량이 배치될 수 있도록 면밀하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에너지플랫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