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업계가 사업개시 20여년 만에 실로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정책적 특혜를 입는 독점기업인데다, 소비자를 속여 가며 판매량 오차를 이용해 도시가스요금을 부당하게 부풀려 받은 악덕기업으로 몰렸다.

소비자들이 뭉쳐 요금을 되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시민단체에서는 도시가스사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청구 요구가 이어지더니, 급기야 특소세 탈루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이다.

물론 도시가스업계가 최근 몰아닥친 사건의 중심에 있는 모 기관에 의해 정략적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사건을 주도하고 있는 기관이 기존 기관에서 분파되어 나오면서 입지강화를 위해 도시가스업계를 재물로 삼고 있다는 게 일부의 주장이다.

하지만 도시가스업계는 최근의 상황을 ‘그저 억울한 일’로만 치부해선 안 될 것 같다.

고유가시대를 맞아 에너지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시민의식은 날로 향상돼 가고 있다.

외부의 주장이 터무니없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업계 스스로 자신들의 논리에 이미 너무나 익숙해지고 단련된 데서 비롯된 ‘오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든, 언론이든 필요하다면 1+1=2와 같은 너무나 당연한 논리라도 대화하고, 이해시키는 노력과 수고를 마다해선 안된다.

폐쇄된 사업구조에 익숙한 기업들이지만, 이젠 외부와의 단절을 끊고 열린 마음으로 투명경영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외부에서 도시가스업계를 오해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를 뱉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일반 국민들로부터 석유나 다른 에너지처럼 원가를 공개하고, 공정경쟁 하라는 요구를 받지 말란 법도 없다.

도시가스업계가 경쟁에 익숙해지고, 대화에 익숙해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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