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 멈춰 선 석유·가스 자원 개발, 되살릴 수 있나? ④]

6월 수립 6차 자원개발계획서 ‘공급 불안정성 확대’ 등 우려

석유·가스 자원개발율 내리막, 2015년 15.5% → 2018년 12.5%

성공불융자 폐지, 자원개발특별융자로 부활 불구 지원액 급감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정부는 석유와 가스로 대표되는 화석연료 수요가 상당 기간 유지되는 것을 물론이고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자원개발사업법에 근거해 10년을 계획기간으로 매 5년 마다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6월 확정한 제6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는 204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주 에너지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19 World Energy Outlook’을 근거로 석유 수요는 2018년 45억Toe이던 것이 2030년 48억7200만Toe, 2040년 49억2100만 Toe로 늘어난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산업부가 지난 6월 확정한 6차 해외자원개발계획 중 석유 수요 전망

천연가스 역시 2018년 32억7300Toe에서 2030년 38억8900만 Toe, 2040년에는 44억4500만Toe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자원수급 불균형 및 가격 변동성은 지속적으로 확대 예상된다’고 언급한 점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과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OPEC+ 감산 합의 등으로 저유가가 시현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원개발 투자가 위축되고 지정학 리스크 등 공급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으로 우리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의 석유·가스 수요 증가가 중장기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전망했다.

◇ 저유가에도 中·日은 자원개발 바쁜 행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자원빈국인 대한민국 입장을 감안해 정부가 가장 최근 수립한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에서는 화석연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필요성들이 곳곳에 담겨 있다.

하지만 정세 분석과 달리 정작 우리나라의 석유·가스 자원개발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09년 9.0%이던 것이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에 13.8%, 2015년 15.5%로 늘었는데 2018년에는 12.5%로 줄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산업부는 유가 하락 등 자원 가격이 떨어지면서 자원개발 투자가 감소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자원개발 공기업의 역할이나 민간 투자 유인을 제한한 정부의 정책적 판단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방만한 해외 자원개발 투자로 천문학적 혈세를 낭비한 것을 계기로 석유공사 자원 개발을 제한하고 있고 민간에 대한 자원개발 융자 등도 크게 축소한 정책적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공불융자(成功拂融資)’제도 폐지이다.

성공불 융자는 정부가 자원개발사업자금 중 일정액을 융자 지원하고 성공하면 원리금과 순수익금 일부를 특별부담금으로 받는 대신 실패하면 모두 면제해주는 제도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인 해외 자원 개발 사업 특성을 감안해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운영해온 제도인데 산업부가 2016년에 폐지했다.

민간 기업 등에게 지원되던 정부 융자금이 사라지면서 자원개발 시도는 급격하게 위축됐는데 이를 의식한 산업부는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라는 명칭으로 바꿔 2017년부터 재가동중이다.

하지만 융자 지원 금액이 크게 줄었다.

성공불융자라는 명칭으로 한 때 한 해 4000억 이상 지원되던 것이 해외자원개발특별융자제도로 변경되면서 2017년 1000억으로 줄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줄어 올해는 369억에 그치고 있다.

정부 유인 수단이 줄면서 공기업 석유공사는 물론이고 민간기업들의 자원개발 참여도 위축되고 있는데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은 오히려 석유자원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적극적으로 셰일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저유가 기조가 굳어 가는 상황에서도 중국과 일본은 석유 안보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유가 급락 등의 영향으로 셰일 생산 동력이 줄어든 미국의 원유 수출이 줄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다수의 협력 사업을 추진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향후에도 큰 폭의 석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UAE, 사우디,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은 중국, 일본 등과 상․하류 사업 추진을 도모중이라고 석유공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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