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
자본잠식에도 알뜰 퍼주기 여전…수익 사업 전환 필요
특혜·차별 아닌 공정한 경쟁 가능한 구조 개선 요구일 뿐
정부 외면시 공정위 제소·대규모 궐기 등 비판 수위 높여갈 것

[연속 기획 : 위기의 석유산업, 탈출구는 없나?]

석유공사가 알뜰주유소에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확대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전에도 공급가격 차이로 경쟁력에서 뒤처진 일반주유소들은 공기업인 석유공사가 석유유통시장에 참여해 불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은 정부 지분이 100%인 석유공사가 유통시장에 직접 참여하면서 수익을 남기지 않는 불공정한 구조를 문제삼고 나섰다.

수익을 목적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자들과 달리 석유공사는 정부 위탁사업으로 무수익을 원칙으로 시장에 참여해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고 공기업의 경쟁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일반주유소들의 불만이 폭주하면서 대규모 항의집회나 동맹휴업 등 협회 차원의 강도 높은 대응방안을 추진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유기준 회장을 만나 문제점이 무엇이고 협회 대응방안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최근 일반 주유소는 감소하는데 알뜰주유소는 늘고 있다. 무엇 때문이라고 판단하시는지.

- 이유는 간단하다.

장사가 안돼서 영업을 포기하는 곳이 늘면서 일반 주유소는 줄고 장사가 잘 되는 알뜰주유소는 늘고 있다.

실제로 석유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일반주유소 평균 판매량은 2012년 1,000드럼에서 2018년 1,194드럼으로 19%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알뜰주유소는 1,234드럼에서 2,128드럼으로 72% 증가했다.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이후 6년 동안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판매량 차이가 업소당 월평균 234드럼에서 934드럼으로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알뜰주유소의 판매량 쏠림 현상은 올해 더욱 두드러졌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로나 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알뜰주유소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석유공사가 정유사에서 공동 구매해 공급한 물량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 주유소 대다수가 판매량 부진으로 허덕이는 동안 알뜰주유소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막강한 가격경쟁력으로 판매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석유공사는 자본잠식인 상태에서도 알뜰주유소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 석유공사의 심각한 부채 문제는 과거 정권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줄어 들기는 커녕 올해 20조원에 달할 정도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공기업 부채 감축을 위한 특단의 대책들이 필요한 상황이고 그 중 하나로 알뜰주유소 사업을 석유공사 자체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알뜰주유소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모두 알뜰주유소 인센티브 형태로 배분하고 있고 최근에는 이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석유공사의 인센티브 확대로 혜택을 받은 알뜰주유소는 판매 가격을 더욱 내리게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경쟁에서 도태되는 일반주유소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석유공사는 정부 지분이 100%이며 공익을 추구해야 할 공공기관이다.

따라서 알뜰주유소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알뜰주유소에만 퍼줄 것이 아니라 석유공사 자체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국내 석유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주유소 전폐업 지원을 위한 기금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주유소협회는 석유시장의 공정경쟁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떤 이유이며 대책은 무엇인지?

- 공익 목적인 석유공사가 타 민간경제 주체와 경쟁하며 특정 사업자인 알뜰주유소에 특혜를 주는 사업을 영위하는 것은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을 훼손하고 공기업의 경쟁중립성 원칙에도 위배되는 행위이다.

단순히 주유소업계가 어려우니 정부가 나서서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다.

주유소 시장에서 특혜와 차별이 아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개선해 달라는 것이다.

협회의 기본 원칙을 놓고 정부, 석유공사와 많은 대화 그리고 협상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알뜰주유소 저가공급과 인센티브 확대 등으로 일반주유소들의 불만이 폭주되고 있는 상황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대규모 항의집회나 동맹휴업 등 협회 차원의 강도 높은 대응방안을 추진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주유소업계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나 대규모 궐기대회, 동맹휴업 등 비판의 수위를 높여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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