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해외 자원 쇼핑 끝 해법 ‘신규 사업 제한’
부실 해외 자원 쇼핑 끝 해법 ‘신규 사업 제한’
  • 김신 기자
  • 승인 2020.10.2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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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멈춰 선 석유·가스 자원 개발, 되살릴 수 있나? ③]

민간 기업 추진 사업에 5% 이내 참여만 허용

MB정부 이후 UAE 조광권 참여가 유일, 지분은 0.9%

2011년 정부 출자금 7100억원, 올해는 135억으로 급감

‘본연 역할 수행할 수 있게 해달라’ 전 석유공사 CEO 호소
석유공사 주도로 UAE에서할리바 광구 전경.(사진 제공 : 한국석유공사)
석유공사 주도로 UAE에서 탐사, 개발, 생산과 더불어 원유 국내 직도입에 성공한 할리바 광구 전경.(사진 출처  : 한국석유공사)

[지앤이타임즈]이명박 정부 시절 막대한 혈세가 투입돼 쇼핑한 해외 자원 자산 부실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간단하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독자적인 해외자원개발 참여를 제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16년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선 방안 마련하고 수익성이 낮은 해외 자산 매각과 신규 자원 개발 투자 금지를 결정했다.

효율성이 강점인 민간 영역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자원개발 정책을 선회하고 그 과정에서 석유공사 같은 공기업은 축적된 해외자원개발 노하우를 제공하는 역할로 전환할 것도 주문했다.

민간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에 현물출자 등을 통해 5% 이내의 최소 지분은 참여할 수 있다며 간신히 숨통만 열어 놓았다.

공기업에 맡기다 보니 방만하게 투자가 이뤄져 천문학적인 혈세가 낭비된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아예 자원 개발 공기업의 손과 발을 묶었다는 비판이 당시에도 제기됐는데 이 조치로 석유공사는 저유가 시절에도 좀 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이명박 정부 이후 유일하게 지분 참여한 사업은 아랍에미레이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와 체결한 ADNOC Onshore 조광권 참여가 유일하다.

석유공사와 GS에너지 등 한국컨소시엄은 지난 2012년 ADNOC와 광구 참여계약을 맺어 탐사 사업을 추진해왔고 할리바 유전에서 상업적 매장량을 확인해  생산에 성공했다.

이 사업은 UAE에서 탐사-개발-생산에 성공해 국내로 직도입한 최초의 사례로 꼽히는데 한국측 컨소시엄 지분 40% 중 GS에너지가 10%이고 30%를 보유한 석유공사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3월 맺은 ADNOC Onshore은 우리측 지분이 3%에 불과하다.

그것도 민간 기업인 GS에너지가 2.1%를 확보했고 석유공사는 0.9%에 그쳤다.

석유공사가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할 때 넘지 말아야 할 투자 상한선인 5% 룰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 정부 출자 급감, 석유공사 투자액도 크게 줄어

그 결과 자원개발 전문기업인 석유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 투자액은 크게 감소중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40억9400만불까지 치솟았던 석유공사 자원개발 투자액은 정권 교체 이후 급감했고 지난 해에는 상반기까지 2300만불에 그쳤다.

<자료 : 석유공사>

한 해 5조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되던 사업이 이제는 2~300억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마나 신규 사업에 참여하는 것 보다 이미 확보한 해외 자원 유지 보수나 운영 자금 투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석유공사에 대한 정부 출자도 감소중이다.

2011년 정부는 7100억원을 출자했는데 올해 출자액은 135억으로 쪼그라 들었다.

출자액 규모로 98% 감소한 것.

이와 관련해 석유공사 사장이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2월 석유공사의 창립 38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김정래 사장은 ‘현재와 같은 투자 수준으로는 석유회사로서의 정체성 유지가 어렵고 힘들게 쌓아오고 있는 공사의 자원개발역량이 상실될 우려가 있다’며 ‘석유공사의 근본적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출자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정권 차원에서 강행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석유공사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호소였는데 현재도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석유공사에서도 정부가 유전개발사업 투자에 미온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전 정권에서 추진한 자원개발사업을 부담으로 여겨 유전개발사업 예산 지원에 미온적 자세를 취하는 한편에서 현 정부는 태양광, 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에너지전환과 더불어 균형잡힌 에너지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IEA는 2040년에도 석유가 제1의 에너지원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석유 소비국들의 석유안보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며 “미래에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우리나라 석유수급에 미치는 영향력은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적인 해외석유개발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