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에는 합당한 비용 필요’ 국민에게 명확히 알려야
‘기후변화 대응에는 합당한 비용 필요’ 국민에게 명확히 알려야
  • 송승온 기자
  • 승인 2020.09.0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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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경연,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로의 이행’ 세미나 개최
왜곡된 전기요금,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 부추겨
석탄화력 물량 규제 등 규제비용, 전기요금에 반영 필요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왜곡된 전기요금으로 인해 에너지사용량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며 배출하지 않아도 될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를 더 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향후 비용없이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능하고, 배출권 거래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민들의 인식을 왜곡시키고, 기후변화 대응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나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조용성)은 지난 2일 서울 HJBC 광화문점 세미나룸A에서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로의 이행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정책세미나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함과 동시에 전력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에너지정책과 전기요금 합리화 방향(에너지경제연구원 박광수 선임연구위원) ▲환경변화에 대응한 전기요금체계 개선방안 : 해외사례를 중심으로(KEI Consulting 김범조 상무) 등 두 가지 주제의 발표가 이뤄졌다.

박광수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전기요금 체계의 현황 및 문제점에 대해 살펴본 후 에너지전환정책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전기요금 체계의 합리적 개선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발전비용 및 정책비용, 현실화된 외부비용,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석탄화력 물량 규제 등에 따른 규제비용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원가 기반 요금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비용 적극 반영하고, 발전연료에 대한 과세에서 배출량에 대한 과세로 전환을 검토하는 등 외부비용의 현실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성과 환경성 모두를 충족하는 에너지원이 부재하는 등 어려움 존재하나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의견 수렴과 민주적 결정 과정을 통해 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I Consulting의 김범조 상무는 유가 변동폭 확대에 따른 연료비 변동성 증대와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정책비용 및 투자 증가 현황에 대해 살펴본 후 이로 인한 국가경제적 손실 및 소비자간 부담 변화의 부작용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제언을 했다.

김 상무는 연료비 및 정책비용의 별도 요금항 신설을 통해 합리적 전력소비를 유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해외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 2일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로의 이행을 위한 정책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감안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다.

◆ 기후변화 비용 지금 알리지 않으면 엄청난 반발 직면

종합 토론에 나선 서울과학기술대 유승훈 교수는 2014년 이후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나 전기 소비자 물가지수는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여 실질 전기요금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전기요금의 경직성이 가격 변동을 막아 산업활동 및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물가변동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전기요금은 소비 왜곡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실질가격의 하락으로 소비자는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지만 안써도 될 에너지를 더 사용함으로 인해 배출하지 않아도 될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를 더 배출하고 무역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기후비용(=RPS 비용+배출권 구매비용)은 그린뉴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배출권 할당계획 등에 따라 몇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특히 내년부터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 40%까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변화 대응에는 그에 합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유 교수는 밝혔다.

유 교수는 “비용없이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능하고, 배출권 거래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잘못된 주장을 하는 것은 국민들의 인식을 왜곡시키고, 더 나아가 기후변화 대응 자체를 어렵게 해 우리 국민들을 기후변화의 위기에 더욱더 강하게 노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기후비용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나중에 속았다고 생각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 및 기후변화 대응은 엄청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보강 및 백업 설비 확충을 위해 엄청난 비용이 추가로 소요되겠지만, 이에 대한 논의 및 문제 제기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오히려 Grid Parity만 얘기하면서 비용 논의를 회피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 석광훈 전문위원은 정부·여당은 ‘RE100’, ‘그린뉴딜’ 등 선진에너지정책을 유행처럼 표방하지만, 그 토대인 전기요금은 박정희·전두환 시대 정책관행을 답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기술과 신산업의 전력시장 진입이 필요한 선진적 에너지정책은 구시대적 전기요금 통제체제에서 공염불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석광훈 전문위원은 “기본소득 정책이 사회쟁점으로 급부상한 이상 정부·여당은 전기요금 및 도시가스요금을 유사복지정책으로 취급하던 관행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기요금은 여전히 정부와 국회의 무분별한 개입으로 인해 발열량 기준 유가와 전기요금이 역전되는 현상까지 종종 발생했으며, 2011년 ‘9·15 순환단전’ 사태는 이명박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도 전기요금만 통제함에 따라 열량기준 유가와 전기요금이 역전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석 전문위원은 “민간 정유사들에 대한 유가자유화와 달리 국가독점 전기사업자는 정부의 정무적 판단과 통제대상이기에 전력시장 개방없이 연료비연동제만 시행할 경우 가격정상화 노력은 실질 효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