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성과 강박, 정책 시그널 왜곡할 수 있다
친환경차 성과 강박, 정책 시그널 왜곡할 수 있다
  • 김신 발행인
  • 승인 2020.08.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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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앤이타임즈]정부 정책은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시장에 주는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생산자나 공급자, 소비자 모두가 시장이고 정부 정책에 기초해 경영 전략과 투자, 고용, 소비 등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된다.

에너지전환과 관련한 수송 에너지 정책 역시 시장에 전달되는 시그널은 명확하고 일관되며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인지 정부는 정권의 정책 의도에 편집된 정보를 전달하려 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수소경제를 주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홍보 블로그에 수소 연료 가격 경쟁력을 홍보하는 카드 뉴스를 게재했다.

오는 2040년이면 수소 연료 가격이 지금 보다 1/3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게 산업부 분석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유도하기 위해 발족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전기차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와 운행 비용 절감 효과를 소개하는 이미지 뉴스를 내놓았다.

전기차와 휘발유차 사이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인지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본연의 역할과는 거리가 있는 전기차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뜬금없이 홍보하고 있다.

10년 운행 기준으로 전기차가 휘발유차 대비 1/3 넘게 연료비가 절감된다고 소개한 대목은 왜곡 지적까지 받고 있다.

전기와 수소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근본적인 배경은 휘발유와 경유, LPG 등 다른 수송연료에 부과되는 에너지 관련 세금이 매겨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휘발유와 경유 소비자 가격 중 세금 비중은 50~6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반면 전기와 수소는 사실상의 비과세이고 정부 특혜도 받고 있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전력을 공짜로 공급했고 이후에도 충전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이 할인되는 특례가 적용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현재도 환경부 공용 충전 요금 기준으로 전기차 연료비는 휘발유차 대비 적게는 21%만 지불하면 된다.

수소는 정부가 가격경쟁력을 보전해주기 위해 내년 이후 수소버스를 대상으로 유가보조금 지급 시범 사업을 벌이고 택시, 화물차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금 폭탄을 맞고 있는 화석연료 보다 당연히 연료비 경쟁력이 높은 구조인데 정부는 이런 사정을 빼놓고 전기와 수소의 가격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 지원이 유한할 수 밖에 없어 언젠가는 전기와 수소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와 수소가 공공재이더라도 원가 아래로 공급할 수는 없다.

손실은 결국 국민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국가 운영의 중요한 세원이 되고 있어 전기와 수소가 화석연료 자리를 대체하는 순간 동일한 수준의 과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해 휘발유와 경유에서 걷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만 전체 국세의 5%에 해당되는 15조원에 달하고 교육세, 지방주행세, 각종 부과금 등 또다른 제세부과금이 줄줄이 징수되고 있으니 전기와 수소가 주력 수송연료로 자리잡게 되면 세원 확보 차원에서라도 에너지 세금 부과 창구를 대물림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와 수소차의 가격경쟁력이 변하지 않을 것 처럼 홍보하면서 시장과 소비자에게 왜곡된 시그널을 주고 있다.

잘못된 정책 시그널의 부작용은 이미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수송용 전기요금 특례 할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며 현실화 계획을 추진했지만 전기차 구매자 등의 불만에 직면하면서 당초 지난 해 말 종료 예정이던 것을 2022년 6월까지 2년 반이나 연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확대 보급하려는 명분이나 의욕도 좋다.

하지만 정권 임기내에 반드시 정책 성과를 뽑아내야 한다는 강박은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다음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결국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의지는 명확하게 담겨져 있돼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있는 로드맵이 중요하며 정권 이해에 맞게 편집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은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