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수송에너지 전환 갈등 해결 모범 사례 되었으면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제주도가 수송에너지 전환 갈등 해결 모범 사례 되었으면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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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8.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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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지앤이타임즈 : 에너지경제연구원 김재경 연구위원]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 석탄’, ‘탈 원전’을 통해 발전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에너지 전환이 제1차 에너지 전환’이라면, 수송부문에서 탈 내연기관을 통해 전기차, 수소차를 확대함으로서 수송에너지가 휘발유, 경유 등 탄화수소 계열에서 전기나 수소 등으로 에너지를 전환하는 ‘제2차 에너지 전환’이 최근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래서 제1차 에너지 전환에 이어 제2차 에너지 전환도 본격화되어 다시금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사실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은 국내에서 가장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제주도에서는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제주도청은 ‘Carbon Free Island(이하 CFI) 2030 계획’을 수립, 시행 중인데, 해당 계획에는 전기차를 2030년까지 누적 37만7천대 보급해 도내 차량 등록대수 약 50만대 중 약 75%를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자연스럽게 제주도내 주유소, LPG충전소 및 자동차 정비업계 등 내연기관 연관 산업계가 내연기관차 시장 규모 축소로 인해 발생하게 될 직간접적인 피해를 주장하며 갈등이 고조된 형국이다. 

물론 CFI 2030계획으로 대표되는 제주도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한 갈등의 해법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현재 설정된 2030년까지의 전기차 누적 보급목표 자체를 이해 당사자간 재논의를 통해 일정 정도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석유유통업계와 자동차 정비업계 등 내연기관 연관 산업계도 자신들의 손실을 최소하기 위해서 하향 조정안을 수용할 것이다.

제주도청이나 전기차 업계도 일정 정도 이같은 하향 조정안에 대해 검토해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해당 계획 목표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제주 CFI 2030 계획상 2030년 37만7천대 전기차 누적 보급목표는 원래 2012년 계획이 수립될 당시부터 제주도내 차량 100% 전환 목표로 설정됐다.

당시 목표는 2020년 9만4천대, 2030년 37만1천대였다. 

그러나 2019년까지 실제 누적 보급실적은 1만8178대에 그쳤다. 

이를 고려한다면 2030년 목표도 하향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 

2019년까지 실제 보급실적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2030년 보급목표를 그대로 유지하면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후 매년 보급돼야 할 전기차 규모가 과도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현 CFI 2030 계획은 2021년 이후 전기차를 매년 2만대 이상 특히 2024~26년 사이에는 매년 4.5만대~5만대를 보급해야 하는데 이는 제주도 전체 신차 판매규모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이 기간 동안 제주도내에서 판매되는 신차가 사실상 거의 전량 전기차로 판매돼야 하는 셈이다.

중앙 정부가 전국적 단위로 설정한 2030년 전기차의 신차 판매 비중 목표치가 24.4%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과도할 수 있다.

이러한 보급목표 논란은 별도로 하더라도 제주도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인한 피해업체들이 주로 영세한 중소기업내지 소상공인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연기관차 시장 규모 축소는 자연스럽게 가뜩이나 과당경쟁 등으로 한계상항에 있는 업체들의 경영악화를 심화시켜 사실상 강제적인 폐업으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세한 중소기업 내지 소상공인의 폐업과 함께 새로운 사업전환을 지원하는 차원에서도 정책추진으로 피해를 보는 내연기관 연관 업체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가령 가장 대표적인 피해업종인 주유소를 폐업하려면,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토양오염도 조사를 받고 토양정화 등의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이때 소요되는 토양정화 비용이 국회 예산정책처 추산 300평 기준 평균 1억3340만원, 평수에 따라 대략 1억 원에서 5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 때문에 현금 흐름 악화로 폐업 신고를 하더라도 추가적인 비용부담으로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제주도가 CFI 2030 계획상 전기차 보급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 한다면, 주유소의 자발적 폐업과 사업전환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걸림돌인 토양오염 정화비용 문제를 일부 해결해주는 방안도 검토해볼만 하다.

예를 들어 제주도내 주유소들이 공제조합을 설립해 조합원 출자금 등으로 조성한 재원으로 폐업 주유소 지원 사업을 하도록 하되, 제주도가 공제조합의 재원조성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제주도의 사례는 향후 강제적인 수송에너지 전환 정책이 추진될 경우 전국 단위에서 발생하게 될 사회적 갈등의 ‘전초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성공적으로 갈등을 해소하고 상생방안을 마련할 경우 향후 전국적인 모범사례로서 귀감이 될 수도 있음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