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전 세계적으로 'RE100(RenewableEnergy 100%)' 캠페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RE100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인데 현재는 애플, 구글, BMW 같은 글로벌 기업 230 여곳 이상이 참여중이다.

RE100 참여 기업들은 협력업체에게도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주문하면서 새로운 무역·거래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똑같은 전기인데 RE100 기준이 적용되는 순간 어떤 에너지원으로 생산했느냐에 따라 전기의 신분이 달라진다.

전기·수소차에 사용되는 에너지인 전기 그리고 수소가 과연 친환경적인가를 놓고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배기가스 배출 없는 친환경차인 것은 맞지만 어떤 경로로 생산된 전기, 수소가 투입되느냐에 따라 클린 카(Clean Car)가 되거나 더티 카(Dirty Car)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인 태양광ㆍ풍력 비중은 2.63%에 불과했다.

펠릿 등 폐기물에너지 등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도 4.8%에 그쳤다.

반면 석탄발전 비중은 40%를 넘었고 천연가스도 2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전기차 연료중 친환경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는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화석연료인 석탄과 천연가스, 석유 등이 2/3 수준인 66%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수소의 95% 정도는 탄화수소 결정체인 메탄 개질 방식으로 생산된다는 통계이다.

그 과정에서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니 현재 소비되는 수소는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전기차와 수소차에 사용되는 에너지에 대한 환경 품질 평가와 공개가 필요하다.

휘발유와 경유 같은 탄화수소 기반 수송에너지는 석유사업법령에서 품질 기준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와는 별도로 환경부에서 별도로 환경 품질을 평가해 등급을 정하고 공표하고 있다.

법정 품질 기준을 충족하면 별 하나,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미국 캘리포니아 기준을 만족하면 별 다섯 개를 부여하는 방식인데 별 한 개이건 다섯 개이건 모두 법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된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정유사의 석유 환경 품질 경쟁을 촉진하겠다며 품질등급제를 도입해 공개하고 있고 그 덕분인지 국내 모든 정유사가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친환경차에 사용되는 에너지 역시 환경 품질이 평가되고 공개되는 것이 필요하다.

전기에 꼬리표가 달려있는 것이 아니니 어떤 전기가 재생에너지로 생산됐는지 알 수 없어 환경 품질을 평가하는 것이 당장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녹색요금제가 시범 운영되는 등 환경 품질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니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다.

당장 어렵다면 자동차에 적용되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 등을 통한 정보 공개라도 이뤄져야 한다.

시판되는 모든 자동차에는 연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이 평가돼 등급이 정해지고 그 결과가 공개된다.

그렇다면 전기차 연료인 전기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수소 연료 생산에 얼마만큼의 화석연료가 투입됐는지 같은 기초적인 정보라도 공개해야 한다.

그러면 환경품질평가 공개제도와 맞물려 정유사가 생산하는 석유제품이 법정 품질 기준을 뛰어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 성능을 보이는 것처럼 재생에너지 발전과 그린수소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모든 전기와 수소가 친환경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바로 잡고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선택권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와 수소차가 친환경차라고 해서 연료까지 청정할 것이라는 왜곡되거나 편집된 믿음은 청정에너지 시대를 오히려 늦추게 할 뿐이라는 점을 정부가 인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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