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에 집단에너지사업자까지 너도나도 직도입
가스公 노조, ‘중복투자 및 천연가스 공급비용 상승’ 우려

▲ 한양의 LNG 터미널 조감도

[지앤이타임즈 송승온 기자]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를 비롯해 공공부문 LNG 직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에너지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발전 공기업은 물론 집단에너지 공기업들까지 보다 저렴한 LNG를 공급받기 위해 직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상황에서 한국가스공사 노조는 공공부문까지 직도입이 확대될 경우 수급관리 불안과 요금인상 가능성, 설비중복투자 등의 문제점이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가스공사 개별요금제 도입 불구, 직도입 선호 커져

지난 2015년 발전공기업 중 처음으로 LNG 직도입을 시작한 중부발전의 LNG 도입실적이 2017년 국정감사에서 대외에 공개된 이후 나머지 발전자회사는 물론 집단에너지사업을 영위하는 타 공기업들까지도 LNG 직도입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중부발전은 2017년 당시 국정감사에서 2015년부터 LNG 직도입을 시작해 총 712억원에 달하는 연료비를 절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산업위는 타 발전사 역시 연료비 절감을 위해 LNG 직도입 확대를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이듬해에는 유동수 의원과 발전 5사 후원으로 ‘LNG직도입 확대 필요성’에 대한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사실 발전공기업의 LNG 직도입 시도는 최근의 일이 아니다. 이미 2000년과 2007년에도 발전 5사는 정부에 LNG 직도입 의사를 타진한 바 있으나 무분별한 LNG 직도입은 국가차원의 LNG 수급관리에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무산돼 왔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며 미국 셰일가스 붐으로 계약 유연성 확대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물량들이 확대되면서 국내 민간기업은 물론 발전자회사들까지 LNG 직도입에 적극 뛰어들게 된 것이다.

특히 지역난방공사가 LNG 직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같은 집단에너지사업자인 A에너지공기업도 향후 발전용량 확대에 따라 기존 도시가스사 대신 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을지, 아니면 직도입 할지를 두고 자체 T/F팀을 만들어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지난 5월 한양과 전라남도가 개최한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을 건설하는 투자협약에 5개 발전자회사 사장단과 지역난방공사 황창화 사장까지 참석하며 LNG 직도입에 대한 의지를 본격 드러냈다. 이들 공기업은 LNG 직도입 시 한양의 터미널 시설을 이용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LNG 직도입 확대에 대해 한 발전사 관계자는 “가스공사가 올해부터 개별요금제를 도입했으나 저유가 시기가 상당기간 오래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가스공사 의존 없이 직도입하는 것이 좀더 유연하고 효율적인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가스공사의 평택 LNG 생산기지 전경

◆ 천연가스는 국민에너지, 시장 논리로 풀어서야…

2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지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민간 발전용 뿐만 아니라 공기업 발전용 물량의 대거 이탈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LNG 직도입 1000만톤 시대가 빠르면 2023년이면 도달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LNG 수급관리 문제점이 본격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민간기업들이 LNG 터미널 건설을 본격화화며 LNG 물량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 여수 묘도의 저장탱크 1기만 정부 승인을 받았지만 민간 뿐만 아니라 발전공기업까지 물량을 확대할 경우 민간 터미널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렇게 될 경우 가스공사의 터미널 및 저장탱크 등 설비이용률은 떨어지고, 결국 천연가스 공급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스공사지부 관계자는 “무분별한 LNG 직도입 확대는 수급관리 문제 뿐 아니라 국민경제 생활과 직결되는 가스요금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며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라도 정부가 나서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도시가스사업법에는 산업부가 직도입 물량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나 산업부는 개입할 의지 없이 방관만 하고 있다”며 “천연가스는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국민 에너지인데 시장 논리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또한 가스공사지부는 지난 5월 성명서를 통해 ‘LNG 직도입 확대는 사업자의 편익만을 위한 무분별한 고압분기배관 건설 요청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분기배관의 급격한 증가는 안정적인 설비운영의 위험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향후 우후죽순으로 분기배관이 늘어난다면 전국 천연가스 배관망은 누더기 배관이 돼 공급불안 및 천연가스의 안전.안정적 공급 근간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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