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시되는 환경기준 미달, 세계 자동차사 흔들리고 있다[이영재 박사의 ‘환경 그리고 자동차’⑳]
확실시되는 환경기준 미달, 세계 자동차사 흔들리고 있다[이영재 박사의 ‘환경 그리고 자동차’⑳]
  • 환경부 이영재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
  • 승인 2020.06.25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재
환경부 이영재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

[지앤이타임즈 : 환경부 이영재 친환경자동차기술개발사업단장]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세계적으로 연비 또는 CO₂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자동차 제작사별 평균연비는 연도별 총 판매 자동차의 연비(km/L) 또는 CO₂(g/km)의 판매대수 가중 평균에 의해 구해지는데 이 값이 목표연도의 기준 값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유럽연합은 승용차의 2021년도 CO₂ 기준이 95 g/km으로 설정되어 있고, 일본은 2020년 연비 기준이 20.3 km/L로 설정되어 있다.

미국은 당초 2025년에 54.5 mpg (23.2km/L)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래 기준 완화를 검토해 금년 3월 31일에 2026년의 40.4 mpg (17.2 km/L)로 오히려 낮춰진 상태이다.

우리나라는 산업자원부와 환경부 합의에 따라 연비 또는 CO₂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목표연도인 올해 기준이 각각 24.3km/L 및 97g/km로 설정되어 있다.

한편 유럽의 2021년도 CO₂ 기준인 95g/km는 모든 자동차제작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제작사별로 판매하는 차량 클래스가 크게 다르고 이에 따라 평균 중량과 CO₂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는 95 + 0.0333 * (판매대수 가중 평균 공차중량(kg) - 기준중량 1379.88(kg))에 의해 계산돼 제작사별로 CO₂ 목표값이 다르다.

또한 수퍼 크레딧이라 해서 전기자동차 등 CO₂ 배출량이 50g CO2/km 미만인 차량에 대해서는 크레딧을 부여하며, 당해 차량 1대 판매에 대해 2020년에는 2대, 2021년에는 1.67대, 2022년 1.33대로 계산해준다.

문제는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승용차의 평균 CO₂ 배출량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JATO Dynamics에 의하면, EU 23개국의 평균 CO₂는 2007년의 159.1g/km에서 2016년에는117.8g/km로 꾸준히 감소되어 왔지만, 2017년에는 118.1g/km, 2018년에는 120.5g/km, 2019년에는 121.8g/km로 최근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이는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차의 판매가 크게 감소(2010년 51%에서 2019년 31%)하고, CO₂배출량이 많은 SUV의 판매가 급격히 증가(2009년 7%에서 2019년 38%)한 반면 전기차 등 저탄소는 많이 팔리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JATO 등 여러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현재까지의 추세로 볼 때에 2021년의 유럽 CO₂ 기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제작사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많은 토요타자동차 정도이다.

다른 제작사들은 미달분 매 1 g/km에 부과되는 95유로의 과징금을 판매대수로 가중하면, 자동차제작사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총 수천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COVID-19 발생으로 자동차 및 부품사의 조업 중단과 판매 감소 등 유럽의 자동차산업이 커다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 유럽자동차부품제조사협회(CLEPA), 유럽타이어·고무제조사협회(ETRMA), 유럽자동차판매·수리협회(CECRA)에서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온실가스 규제 등 관련 규제의 완화를 요청하고 있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도 유사하다.

에너지공단의 2019년 자동차 에너지소비효율 분석집에 의하면 국내 판매 승용차의 2018년도 평균연비(복합모드)는 2014년의 16.83km/L 대비 2018년에는 오히려 악화된 16.24km/L를 나타내고 있고 2020년 기준연비인 24.7km/L에 비해 현저히 낮다.

평균 CO₂의 경우에도 2014년의 141.5g/km 대비 2018년에는 141.4g/km을 기록해 이 역시 2020년의 CO₂기준인 97g/km에 크게 미달한다.

이는 경차 판매 감소, 중대형차 판매 증가, 각종 편의장치, 안전장치, 후처리장치 등의 추가로 인한 차량 평균 중량 증가 등에 기인한다.

반면에 친환경차의 판매는 그다지 확대되지 않아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14년의 35,357대(2.2%)에서 2018년에는 88,303대(5.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15년의 252대(0.015%)에서 2018년의 4,367대(0.3%)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기자동차 역시 2014년의 1,257대(0.079%)에서 2018년의 30,529대(1.8%), 수소연료전지차는 2017년의 75대에서 2018년에는 739대 증가했을 뿐이다.

우리나라 역시 유럽과 마찬가지로 차량 중량에 비례해 목표 연비 또는 CO₂가 조정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2000년도 CO₂ 기준인 97g/km보다는 다소 높은 목표 값이 제작사 별로 할당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까지의 실적치를 고려하면 모든 국내 자동차제작사가 2020년도 CO₂ 기준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1 g/km 초과당 5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는데 제작사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총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제작사가 규제 완화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제출한 바는 아직 없지만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으로 자동차산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향방이 심히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