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고속 여주·횡성 EX 알뜰, 지역내 최고 판매 가격 내걸어

기름값 높으면 서비스 평가서 불이익, 운영권 재연장 어려워

재계약 불발 감수 ‘과도한 가격 인하로 수익성 악화’ 운영업체 항변

영동고속도로 여주(인천방향)EX알뜰주유소가 지난 1일 휘발유 판매가격을 리터당 1389원을 내걸고 있는 모습.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EX알뜰주유소에 대한 과도한 판매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한 가운데 운영사업자 일부의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로공사의 최저 기름값 판매 전략을 따르지 않는 고속도로 주유소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한 때 특혜로 까지 여겨졌던 고속도로 주유소 운영권을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업계에서는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본지 확인 결과 영동고속도로에 위치한 여주(인천방향)EX알뜰주유소는 2일 기준 휘발유 판매 가격을 리터당 1389원에 내걸었다.

오피넷에 따르면 여주시 관내 81곳 주유소 중 최고가에 해당됐다.

영동고속도로 반대 방향인 여주(강릉방향)EX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과 비교해도 리터당 204원이 높았다.

도로공사가 알뜰 상표를 도입하고 주유소 운영 서비스 평가를 통해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면서 대부분의 고속도로 주유소들이 전국 최저가를 유지중인 가운데 이례적인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상의 횡성(하)EX알뜰주유소 역시 여주(인천방향) EX알뜰주유소와 같은 가격에 판매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횡성 하향 EX 알뜰주유소 역시 지역내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 기름값 높으면 평가 점수 낮아 계약 해지될 수도

이들 두 주유소는 한 석유유통법인인 W석유에서 운영하는 주유소로 확인됐다.

이들 주유소는 한때 지역내 최저가 주유소로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이 때문에 도로공사의 서비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고속도로 주유소 운영권 연장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수년 사이 도로공사의 기름값 최저 판매 전략에 어긋난 가격을 내걸고 있고 최근에는 지역내 일반 주유소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중이다.

이 경우 고속도로 주유소 운영권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도로공사 평가 과정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계약 해지가 불가피한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주유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처음 EX알뜰주유소가 도입된 후 수년간 최저가 판매를 했지만 과도한 가격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결국 판매가격을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설령 고속도로 주유소 운영권을 잃게 되더라도 적자를 보며 최저가로 판매할 수 없다는 경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이 높을 경우 운영권 재연장 평가 과정에서 상당한 불이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정유사 공급 가격과 차이 없는 비정상적 수준

도로공사가 소유하고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인 고속도로 EX알뜰주유소는 입찰을 통해 선정된 운영사와 3년 계약에 3년 연장을 기본 계약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주유소를 포함한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을 민간에 위탁하고 있고 정기적으로 서비스 평가를 실시중으로 재계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속도로 주유소 평가 항목 중 기름값 인하 여부가 가장 높은 배점이 배정될 만큼 비중이 높다.

기름값 인하 평가 항목의 만점을 받기 위해서는 전국 알뜰주유소 평균 판매가격 보다 리터당 40원 이상 낮게 팔아야 한다.

그런데 주유소 전체 서비스 평가 항목 중 기름값 인하 비중이 32%로 절대적으로 높아 재계약을 위해서는 만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주유소 운영자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도로공사의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고속도로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본지가 오피넷에 공개된 전국 석유 판매 가격을 분석한 결과 2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276.43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고속도로 EX알뜰주유소 평균 가격은 1,198.35원으로 전국 평균 보다 78.08원이 낮았다.

특히 정유사의 5월 셋째 주 평균 공급가격인 1,187.81원과는 10.54원 차이에 불과했다.

알뜰 상표 운영업체인 석유공사가 입찰을 통해 정유사로부터 석유를 공급받는 점을 감안하면 정유사 공급 가격과 큰 차이 없는 가격을 소매 주유소에서 내걸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고속도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주유소 기름값을 평가하고 전국 최저가로 유지하도록 사실상 압박하는 것은 지극히 정치적인 목적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주유소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적자를 보는 곳들도 적지 않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휴게소 같은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유리할게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주유소협회 심재명 팀장은 “정부의 유가인하 정책은 경쟁이라는 허울아래 주유소 사업자를 쥐어짜는 것이 핵심”이라며 “소비자는 물론 주유소도 정부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으로 정부는 지나친 가격 개입은 지양하고 시장 자율의 가격에 맞춰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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