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확산으로 도태되는 주유·충전소 상생협력 연구
전기차 확산으로 도태되는 주유·충전소 상생협력 연구
  • 김신 기자
  • 승인 2020.06.0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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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터뷰 : 제주도 노희섭 미래전략국장]②

캐노피가 드론 스테이션, 주유·충전소 복합공간화 실험중

화물·버스 등 대형·장거리 운행, 수소차 허용으로 수정

재생에너지 잉여전력 활용, 친환경 수소 만드는 P2G 실증

전기차로 택시 의무 전환, 전기차 의무보유제도도 추진
제주도 노희셥 미래전략국장
제주도 노희섭 미래전략국장

[지앤이타임즈]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탄소 프리(Carbon Free)’를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고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충당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중이다.

특히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의 계통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V2G(Vehicle to Grid), VPP(Virtual Power Plant)를 배치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당초 도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전략을 수정해 화물 등 대형 차량은 수소차로 전환하는 정책 유연성도 발휘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유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P2G(Power to Gas)’ 실증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될 때 시장을 잃게 되는 주유소·LPG 충전소, 경정비업소 등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며 주유소 캐노피를 상업용 드론 스테이션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진행중이다.

에너지 전환을 국정과제로 추진중인 정부도 제주도의 카본 프리 진행 과정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인데 제주도 카본프리 전략 선봉에 서있는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을 만나 현재까지의 성과 및 향후 계획을 들어 봤다.

노희섭 국장은 KT와 다음, SK 등의 민간 기업에서 IT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고 제주도청에서 지난 2015년 개방형 직위로 공모한 정보화담당관으로 관계에 발을 디뎠다.

2018년 9월에는 미래전략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제주도의 카본 프리 전략을 비롯해 스마트시티, 디지털전환 등의 정책 사업을 지휘중이다.

본 지는 총 2회에 걸쳐 노희섭 국장 인터뷰를 소개한다.

▲ 제주도내 모든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은 현재도 유효한 것인지.

- 제주도를 카본 프리 아일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의 본질은 온실가스를 저감해 환경적 가치를 키우고 도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탄소를 저감하는 수단을 굳이 전기차이거나 풍력, 태양광으로만 한정할 필요는 없고, 무리한 수치적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는 현실적이고 타당한 접근 방법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실제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도내에서 운행되는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의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화물 등을 수송하는 대형 차량이나 버스 처럼 장거리 운행 차량들은 수소차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을 하고 있고, 지난 해부터 방향을 일부 수정하고 있다.

제주도내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영역은 도로 교통·운송 부문이지만 대형 관광 업소나 온실 재배가 많은 1차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수송 부문은 전기차 같은 친환경 수단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여전히 디젤 등 석유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산업 영역 들이 적지 않아 이들 분야의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그 해법으로 지난 해 이후 연료전지 보급과 활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과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의 보급, 활용 등 다양한 에너지 전환 방식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 현 정부가 수소경제확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제주도에서는 어떤 방식의 접근을 고민하고 있는지.

- 한국가스공사에서 애월에 LNG 생산기지를 구축해 부생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어 있다.

LNG나 LPG 도시가스 배관을 이용해 개질 수소를 공급할 수도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과도한 오염물질 발생 우려가 있어 제주도에서는 신중한 접근을 검토하고 있고, 미래 환경을 위해 '그린 P2G(Power to Gas)' 구축 방향성을 무게감 있게 검토하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불고 풍질이 좋은 제주도는 풍력 발전 환경이 유리한데 다만 유연성 자원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통 안정성 한계로 발전 제한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발전 제한으로 발생하는 잉여전력을 활용한 P2G는 중장기 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P2G는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바닷물을 수전해해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개념으로 제주에너지공사, 중부발전,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현대차가 컨소시엄을 만들어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제주도 상명 풍력 발전을 활용한 150 kW 그린 P2G 실증사업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앞서 언급한 컨소시엄을 통해 6MW급 그린 P2G 실증 사업도 계획중인데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심사중에 있다.

다만 그린 P2G가 경제성과 사업성을 확보하기 까지 많은 실증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브릿지 단계로 LNG나 LPG 개질을 통한 수소충전스테이션을 만드는 방안도 현재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히트펌트를 통한 새로운 에너지 활용 방안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충전요금도 현실화된다. 정부 차원의 보조나 지원 없이 제주도가 구상하는 카본 프리 전략을 어떻게 달성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줄면 소비자 구매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충전요금이 현실화되면 전기차 구매자들의 운영 비용이 늘면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제주도는 전기차 보급 확산과 관련한 부정적 그리고 긍정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한 면밀한 전략을 수립해 구매자들의 전기차 이용 만족도를 높이고 구매 또는 재구매로 연결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려 한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 목표를 늘리는 정책을 지향하고 있고 전기차 차종 증가와 성능 향상에 따른 구매력 증가,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저공해자동차의 보급 의무화, 전기차 배터리 용량 증가 등에 따른 충전 불편 감소는 제주도내 전기차 확산의 긍적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지난 해 전기차 충전 서비스 규제 자유 특구로 지정되면서 새로운 충전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와 실험을 진행중인데 결국은 소비자 편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한 어떤 실험이 진행중인지.

-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면서 충전 서비스 사업자들은 제한적인 사업 모델을 그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충전 요금이 현실화되고 수익이 창출되면서 다양하고 새로운 형태의 충전서비스가 등장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제주도에서는 크게 4가지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이미 설치된 충전기 성능을 향상시켜 전기차 충전 불편을 해소하는 방안이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커서 기존에 설치된 구형 설비로는 충전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존 충전설비를 모두 뜯어내 교체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제주도는 기존 충전기에 추가 전원을 공급해 업사이클링하는 방식을 실험중으로 기구축된 충전기를 저렴하게 성능 개선해 활용도를 높이는 장점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설비와 전기차.
제주도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설비와 전기차.

두 번째로 무선 이동형 충전기를 시험 도입중이다.

고정 충전기는 주차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배전 라인을 따야 하는 등 공간과 설비 설치의 제약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전기차가 있는 곳에 무선 이동형 충전기를 이동시켜 충전하고 반납하는 방식이 도입되면 장시간 충전을 위해 고정형 충전기 설치 공간을 독점하는 공간 낭비나 줄 지어 대기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제주도는 자율 주행 로봇 형태의 이동형 충전 사업까지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모색중이다.

개인 소유 충전기는 사용 빈도가 낮은데 공유경제 모델로 발전시켜 다른 전기차와 공유하는 방식도 실험중이다.

이 경우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충전기 제공자와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각각의 개인 공유 충전기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플랫폼 사업을 창출할 수 있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개인 충전기를 많이 설치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데 아파트 입주민 회의에서 주차 공간에 충전기 설치하고 수익을 공유하자고 합의한다면 이 역시 공유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 동안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전기차 충전 중 배터리를 진단해주고 배터리 잔존가치를 인증해주는 사업을 예로 들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4가지 사업 모델은 제주 규제자유특구에서 통과된 모델들로 사업자들이 정해져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중이다.

이밖에도 전기차 운행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시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기차 충전시 지역화폐와 연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 제주도가 수립한 3차 전기차 종합 계획에서는 전기차 의무 판매 보유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언급되어 있는데 정부가 시행중인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와는 어떻게 차별화되며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어떤지.

- 3차 전기차 중장기 종합 계획에서 사업자 대상으로 전기차 의무 보유 제도 도입 검토 방안을 포함시켰다.

전기차 의무 보유 제도는 제주도내에서 사업용 차량을 운행하는 렌터카나 법인택시, 전세버스, 화물운송 등 법인을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전기차를 의무적으로 보유토록 하는 제도이다.

정부가 시행중인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가 자동차 제조사의 보급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면 제주도의 전기차 의무 보유 제도는 사업용 차량을 운행하는 법인의 의무를 규정한 정책으로 차별화된다.

이외에도 제주도는 도내 모든 공공기관과 협약을 맺고 보유차량 전체를 전기차 또는 저공해 자동차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의 제도 개선을 통해 택시를 전기차로 의무 전환하기 위한 조례를 제정중이다.

전기 택시 의무화로 기대되는 탄소 저감 효과 등을 분석해 어느 수준까지 전기차 전환을 의무화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인센티브 제도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등에 대한 연구 용역도 준비중이다.

제주도는 다양한 연구 용역을 통해 전기차 의무 보유 제도 도입의 필요성, 효과, 이해관계자 참여를 포함한 추진전략 등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하고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

▲ 제주도는 주유소와 충전소 등 화석연료 판매 사업장과 차량 정비업소들에 대한 상생 방안을 고민중이며 연구 용역도 진행중인데 구체적인 방안이 수립되었는지 궁금하다.

- 제주도에는 5월 현재 주유소 194곳, LPG충전소 36곳, 자동차 정비소 496곳이 영업중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주유소, LPG 충전소, 정비업소 같은 내연기관차 연관 업종의 피해는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런데 내연기관 관련 산업이 위축되는 것이 단순히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나 전기차 보급 확대로 발생하는 것인지 경계를 설정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시대나 환경, 기술 변화로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산업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포함해 지역 내 관련 산업들의 충격 완화 방안을 폭 넓게 보려 한다.

그 일환으로 제주도는 지난 해 9월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전기차 보급확산에 따른 기존산업과 상생협력 실행방안’이라는 주제의 연구를 의뢰했고 오는 7월까지 진행된다.

이 연구에서는 전기차 산업이 기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피해를 입게 되는 업종을 대상으로 폐업지원금이나 업종 전환 지원, 세제 감면, 중소기업 육성자금 같은 지원 방안을 검토해 최선의 상생방안 도출을 고민하려 한다.

또한 연구 용역에서 제시된 실행방안을 토대로 관련 법률과 조례를 개정하고 소요 재원 확보, 중앙부처와의 협의 등을 거쳐 내연기관 업종별로 지원계획을 마련하는 것 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GS칼텍스와 주유·충전소를 전기차 관련 복합 공간으로 구축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드론 규제 샌드박스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주변 부속 섬에 수소 드론으로 코로나 19 대응 마스크를 배송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한 발 더 나아가 주유소를 전기차 관련 충전 거점에 더해 상부 캐노피를 드론 스테이션으로 구축해 물류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