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급락으로 재고손실만 9418억, 역마진으로 또 손실

항공유·휘발유 등 상품값이 원재료 원유 가격 보다 낮아

창사 이래 최대 적자, 김준 사장 ‘혁신 기회 삼겠다’ 선언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 지주회사가 1분기에만 1조7천억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유가 급락과 마이너스 정제 마진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석유사업부문 손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2.6% 떨어졌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유가하락으로 석유제품 판매단가가 하락했고 수요 위축으로 판매 물량이 감소하면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영업 손익 면에서는 지난 해 1분기 3281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적자 전환되면서 2조1033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유가급락으로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했고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해 정제마진이 약세를 보이면서 석유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석유 사업 부문에서는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이 9418억원 발생했고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 등으로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전체 적자 규모의 92.2%가 석유사업 부문에서 발생한 것.

화학사업에서는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971억원 줄어들어 8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사업 영업이익은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페루 88, 56 광구 운영 비용과 미국 자산의 감가상각비가 감소하며 직전 분기보다 41억원 늘어난 453억원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지난 해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이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되면서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 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이 75억 개선된 1049억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Lithium ion Battery Seperator)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거뒀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2720억원의 영업 외 손실까지 더하면 세전손실은 2조 47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환차손까지 더하면 4중고에 직면한 최악의 시기에 나온 영업실적으로 1962년 회사가 정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경영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김준 총괄 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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